제916화 의심
- 의혹을 담은 내 목소리에 부진호가 내 콧등을 쓸어내며 타박하듯 내게 물었다.
- “지난번에 심은호가 널 불러냈을 때 어땠는지 잊은 거야?”
- 나는 부진호의 얘기에 기억을 더듬었다. 지난번 식사나 한 끼 하자며 샨디에서 만났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 고주망태가 될 정도로 술을 들이붓던 심은호는 부진호마저 만취하게 했다. 심은호의 저기압이 부부 사이의 흔한 다툼에서 비롯되었겠거니 지레 짐작한 나는 부부 사이의 사적인 부분까지 묻는 것도 뭣한 것 같아 부러 캐묻지 않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