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0화 음침한 소녀
-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전덕봉의 변명에 나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 “전 청장님께서 아내분까지 언급하시는 걸 보니 제 생각이 짧았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전 청장님의 아내분을 한 번도 뵌 적이 없네요. 언젠가 꼭 만나 뵙고 인사드리고 싶은데.”
- 내 얘기에 어색하게 웃던 전덕봉이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크게 반색하며 재빨리 오르고는 기회를 틈 타 황급히 말머리를 돌리며 부진호를 입찰실로 안내했다. 입찰실에 들어서자마자 전덕봉은 도망치 듯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진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