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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화상

  • 임완의 얘기에 나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분쟁 끝에 부희진은 줄곧 서울에 거주하고 있었다. 부희진은 요즘 서울 근교에서 집을 얻어 화초를 가꾸며 여유로움을 즐기고 있다고 들었다. 나는 그녀가 평생 그렇게 꽃이나 키우며 혼자 살 것이라 생각했었다. 또다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아이 낳을 생각까지 품고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 상념에서 빠져나온 나는 입가에 엷은 미소를 머금었다.
  • “잘 됐네요. 고 씨 집안에서 고생만 하시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아들딸을 낳고 오손도손 사는 생각을 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죠. 평생 혼자 외롭게 지내실 일은 없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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