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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4월의 봄

  • 노랗고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감자는 배불러서 조금 먹기 힘들었다. 그러다 익숙한 기억이 떠올랐다. 어릴 적의 기억이었다.
  • 합천의 땅은 곡식을 심기 좋은 땅이었다. 매년 봄비가 내릴 때면 외할머니는 땅에 옥수수를 한, 두 모 정도 심곤 하셨다. 밭을 매고 씨를 뿌리고 비료를 뿌린 뒤 흙을 덮으시곤 했다. 매년 나는 외할머니를 도와 심으러 밭으로 갔어야 했다. 집으로 돌아갈 때면 신선한 감자를 캐서 집에서 쪄 먹곤 했었다.
  • 가끔 불구덩이에 던져두고 굽기도 했다. 다 익으면 검게 타버린 껍질은 기왓장으로 긁어버렸고 그렇게 하면 황금빛이 도는 감자가 보였다. 엄청 맛있었고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그것이야말로 속세의 맛이구나 싶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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