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옷에 있는 커피는 어떻게 설명할 건데?
- 나는 입술을 달싹였다. 손끝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죽은 사람의 역할은 정말 컸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부진호가 육시연에게 느끼는 책임감은 역겨운 혈연관계 같았다. 자르지도 못하는 역겨운 존재. 육시연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부진호는 자유롭지 못했다. 육시연을 챙겨줘야만 했다.
- 나는 그녀를 보며 냉소했다.
- “육시연, 평생 동안 네 행복을 담보로 하겠다면 난 참을 수 있어. 최소한 밤이 깊으면 부진호가 내 옆에 있어주겠지. 너도 잘 알잖아. 네가 이렇게 평생 널 사랑하지 않는 남자의 옆에서, 내연녀도 아닌 관계로 있는 게 괜찮다면 내가 더 뭐라고 할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