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0화 시간은 약이 되어
- 나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가 USB를 뽑았다. 이제 제법 차분해진 내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가볍게 숨을 들이쉼과 함께 내가 입을 열었다.
- “처음엔 나도 그런 줄 알았어. 너를 원망하고 있다고. 근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알겠더라. 원망보다는 죄책감, 그리고 두려움이 더 컸어. 내 아이를 지켜내지 못한 건, 내 잘못이야.”
- 그가 살포시 내 손을 잡았다. 시선과 시선이 교차되고 그가 손을 들어 내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