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6화 박준일과 멀어지기로 결심하다
- 장정아의 시선도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수많은 카메라가 두 번째로 등장하는 사람 쪽으로 몰려들었다. 자세히 보니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송혁찬이었다. 그는 누군가에게 충격을 받은 듯 똥 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고 한 쪽 뺨에는 얼핏 상처가 있는 듯 보였다. 그 모습에 기자들이 마치 굶주린 하이에나가 자극적인 고기 냄새를 맡은 것처럼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기자들은 돌아가서 각기 다른 수많은 기삿거리를 쓸 수 있었다.
- 장정아는 원래 송혁찬이 첫 번째로 무대에 오르기로 했었는데 회사에서 그녀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하여 송혁찬의 등장을 두 번째로 미뤄버렸기에 현재 그의 기분이 몹시 언짢아 있는 것임을 가늠할 수 있었다. 심지어 그 사람이... 자신의 뺨을 때린 여자이기까지 하니 더 말할 나위 없었다.
- 필경 공연이 끝난 뒤 송혁찬도 인터뷰를 해야 했기에 장정아와 송혁찬은 한자리에 나란히 서게 되었다. 두 사람은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누가 더 가식적인 지를 겨루고 있었고 심지어 카메라 앞에서 농담까지 주고받아 무대 뒤에 있던 백은선이 식은땀을 흘리게 했다. 그는 성격 급한 장정아가 그대로 그의 뺨을 후려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