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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널 닮았던데, 네 아들 아니야?

  • 제4화 널 닮았던데, 네 아들 아니야?
  • 현우는 오늘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항상 가슴 아프도록 어른 같았던 모습과 달리 지금은 진짜 아이답게 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다. 고민 따위 없는 아이처럼 말이다.
  • 세 사람은 놀이공원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정아는 주차장 입구에서 현우를 안고 차를 가지러 간 오빠를 기다렸다. 그녀의 늘씬한 몸매 덕분에 마세라티를 몰고 온 차주가 클락션을 연신 눌러댔다.
  • “저기요. 태워드릴까요?”
  • 정아가 운전석에 앉은 남자한테 웃으며 말하려는 순간 그녀의 품에 안겨있던 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 “괜찮아요. 엄마한테 일행이 있어요!”
  • 저 어린놈이 진짜!
  • 저런 미모의 여신을 놓치는게 아까워 배앓이를 하던 강병준은 현우의 얼굴을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 그가 창문을 열고 현우에게 말했다.
  • “너 이 자식, 방금 뭐라고 했어?”
  • '이 아이가…. 박준일과 똑같게 생겼잖아!'
  •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어쩜 저렇게 똑같을 수가 있어! 설마 준일이 바람나서 낳은 애는 아니겠지?'
  • 강병준은 곧이어 정아의 얼굴을 보았고 그제야 기억이 났다!
  • 5년 전 해성에 오기 전에 들었던 큰 사건, 즉 해성의 황태자 박준일이 손수 자신의 아내를 감옥에 보낸 사건 말이다.
  • 그의 아내가 누구인가? 바로 해성의 장 씨 집안 따님인 재주가 넘치고 도도하고 세련된 장정아라는 여자다!
  • 강병준이 멍 때리는 사이 장정혁이 바로 뒤에서 나왔고 병준의 차가 가지 않자 클락션을 눌러댔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현우를 한 번 더 훑어보았다.
  • '잘못 본게 아니야. 젠장, 너무 똑같잖아. 준일의 자식이 아닐 수가 없지!'
  • 강병준은 몰래 사진 한 장을 찍고 바로 현장을 떠났다. 백미러로 그 뒤의 차량에 올라타는 정아의 모습이 보였다. 그 차량 번호를 적은 뒤 운전하면서 한 손으로는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강병준: 준일아, 준일아! 네 자식새끼가 밖에서 굴러다니는 거 알고 있냐?]
  • [박준일: ...술 마셨냐?]
  • 강병준은 바로 사진을 전송했다. 현우를 안고 도로변에 서 있는 정아의 모습이다. 늘씬한 몸매와 저녁 바람에 의해 흩날리며 석양을 흐려놓는 그녀의 머리카락. 아이를 안고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그녀의 얼굴은 세월이 빗겨간 흔적도 없이 여전히 영롱하기 그지없었다.
  • 몇 초 뒤 바로 전화가 걸려왔고 강병준이 전화를 받자 화난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어디서 본 거야?”
  • “놀이공원이야!”
  • 강병준은 박준일이 조회할 수 있도록 차량 번호를 알려주고 몇 마디 덧붙였다.
  • “이 차를 타는 걸 내가 똑똑히 봤어! 젠장, 완전 깜짝 놀랬다고.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 거야. 그 아이가 너랑 완전 똑같이 생겼어. 빼박 틀림없어!”
  • 준일은 바로 전화를 끊고 차량 번호 조회에 나섰다. 휴대폰을 꽉 잡은 그의 얼굴은 흥분한 것인지 분노인 것인지 무섭게 일그러져 있었다.
  • '장정아! 감히 나 몰래 내 아이를 낳아?!'
  • 5년이 지나도록 두 사람 사이에 애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차정안과 아이를 그토록 갖고 싶었는데 아이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차정안과 함께...
  • '장정아가 언제 아이를 낳은 거지…? 설마 감옥에서...?'
  • 거기까지 생각하니 준일은 눈이 감겼다.
  • 5년...장정아가 감옥에서 5년이나 꿇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