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당신이 바라는 대로 사라져줄게
- 현우의 말에 준일은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 5년 전, 정아는 이 해성에서 아름답고 또 고상한 미인으로 손꼽혔다. 자존감이 세고 고고한 그녀가 남자의 뒤꽁무니를 쫓아오는 이런 짓을 했을 리가 없다. 그녀가 유일하게 비굴했던 적은 박준일 때문이었고, 박준일은 그것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 5년이 흐른 지금, 그녀가 돌아왔지만 모든 것은 달라져 있었다. 준일은 생각했다. 만약 두 사람 사이에 이 5년이란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서로가 총과 칼을 빼 들고 있는 꼴은 아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