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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 드래곤의 역습[제1부]

천하제일 드래곤의 역습[제1부]

에피톤

Last update: 2023-12-07

제1화 출소

  • “드디어 나왔어...”
  • 한율은 있는 힘껏 신선한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며 힘차게 소리쳤다!
  • 그의 뒤로 한율이 꼬박 3년을 보낸 블러드 캐슬 감옥이 보였다. 그는 3년의 복역 끝에 드디어 오늘 만기 출소하게 되었다.
  • “휴, 부모님께선 지금쯤 어떠하실까?”
  • 한율은 낡아빠진 캔버스 가방을 메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3년 동안 그의 부모님은 단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으셨기에 출소한 순간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
  • 집으로 가는 길에 한율은 손에 낀 구릿빛 반지를 계속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 반지 위에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드래곤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고 드래곤의 머리에는‘영’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 이 반지는 오늘 그가 출소할 때 교도소 동기인 용우가 그에게 선물한 것이다.
  • 용우는 꽤나 이상한 사람이었는데 종일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자신은 드래곤 홀 주인이고 천문학과 지리에 능통하며 의술을 정통하여 사람을 기사회생시킬 수 있다고 했다!
  • 모든 이는 용우를 미친 사람 취급하며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한율은 툭하면 그를 찾아가 얘기도 나누고 자신의 반찬도 그에게 조금 덜어주곤 했다.
  • 용우는 매일 한율에게 이상한 얘기를 들려주었는데 드래곤 홀이라던가, 소울 아일랜드 등 그가 들어보지도 못한 말들이었다!
  • 그 뒤로 용우는 한율에게 매일같이 기를 다스리고 몸과 정신을 수련하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마침 한가했던 한율도 그와 함께 배우기 시작했다!
  • 그렇게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한율은 뜻밖에도 용우에게서 수많은 요령과 의술을 익혔다!
  • 그리고 오늘 출소할 때 용우는 이 반지를 한율에게 건네주며 올해 7월 15일에 무슨 일이 있든 반드시 이스트 오션의 베인 아일랜드에 다녀오라고 전했다. 베인 아일랜드에 도착한 뒤 반지를 내밀면 누군가 그를 데리러 올 테니 그때 한율에게 큰 기회와 인연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했다.
  • 용우를 따라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기에 한율은 그의 말을 굳게 믿으며 두말없이 승낙했다. 다만 아직 7월 15일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 어느덧 한율은 집 앞에 다다랐고 초라한 집을 바라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3년 동안 부모님은 어떻게 변하셨는지 그는 도통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일시적인 충동으로 인해 부모님께선 힘든 시간을 보내 온 것이 틀림없었다!
  • 3년 전을 떠올리니 한율의 두 눈에는 여전히 분노가 들끓었다!
  • 3년 전, 한율은 여자친구 강서연과 결혼까지 약속할 정도로 깊은 사이로 발전했었다. 두 사람은 대학 동기로 만나 2년이나 연애를 했었다!
  • 그러던 어느 날 그녀를 집에 데려다주던 밤, 두 사람은 술에 취한 신주원과 마주쳤다.
  • 신주원은 블러드 캐슬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는데 온갖 나쁜 짓을 다 하고 다녔다.
  • 그러던 중 예쁘장한 강서연을 보더니 나쁜 마음을 품고 그녀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 하지만 현지의 유명한 재벌 2세인 신주원은 당시 한율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 자신의 여자친구가 괴롭힘을 당하자 한율은 돌연 미쳐버렸다.
  • 그는 냉큼 벽돌 하나를 주워들고 신주원의 머리를 가차 없이 내리쳤다!
  • 결과는 알다시피 처참했다...
  • 권세 있는 신주원이 얻어맞았으니 당연히 가만있을 리가 없었다. 그는 바로 경찰에 신고해 한율을 구속했다.
  • 고의상해죄로 한율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렇게 오늘이 돼서야 그는 비로소 풀려났다.
  • 한참 머뭇거린 뒤 한율은 가볍게 노크를 했다!
  • “누구세요?”
  • 문이 열리고 백발에 구부정한 체구의 노부인이 고개를 내밀며 한 손으로 끊임없이 앞을 더듬었다.
  • “누구세요? 누가 문을 두드렸어요?”
  • 노부인은 두 눈을 질끈 감고 있어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알고 보니 그녀는 시각장애인이었다!
  • 한율은 노부인을 보더니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 그는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온몸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 백발에 주름진 노부인은 바로 그의 어머니 차홍연이었다! 한율은 도저히 믿기 힘들었다.
  • 고작 3년 사이에 자신의 어머니는 왜 이 지경으로 된 것일까?
  • “엄마, 저에요, 한율이!”
  • 한율은 앞으로 다가가 어머니를 부축하며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 “한율아, 정말 너야?”
  • 차홍연은 양손으로 한율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 “엄마, 저에요, 저라고요...”
  • 한율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 “엄마, 대체 왜 이렇게 되신 거예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어요?”
  • 자신이 떠날 때까지만 해도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으셨는데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왜 이렇게 변한 것인지, 한율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 “어휴, 말하자면 길어. 어서 안으로 들어와!”
  • 차홍연은 한율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 초라한 방안은 거의 텅 비어 있었고 한율은 어안이 벙벙했다!
  • 한율의 가족은 비록 부유하진 않지만, 아버지께서 안정된 직장이 있기에 나름대로 평범한 생활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집은 왜 이 지경으로 변한 것일까?
  • “엄마, 집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에요?”
  • 한율은 초라한 집을 바라보며 어머니께 물었다.
  • “휴!”
  • 차홍연은 한숨을 내쉬었다.
  • “네가 떠난 뒤로...”
  • 차홍연은 일의 자초지종을 그에게 말해주었다. 알고 보니 한율이 감옥에 간 뒤에도 신주원의 가족은 그들을 놓아주지 않고 배상금으로 2억 원을 요구했다.
  • 결국, 마지못해 한율의 부모님은 아들의 신혼집을 팔고 또 여러 곳에서 돈을 빌렸지만, 여전히 2억 원을 채우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6천만 원은 하는 수 없이 할부로 신주원의 가족에게 갚고 있었다!
  • 이 일로 한율의 아버지는 직장을 잃고 길거리 청소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한편 그의 어머니는 종일 눈물로 지새웠고 결국 실명하게 되었다!
  • 바로 이 때문에 한율이 감옥에 있던 3년 동안 그의 부모님은 단 한 번도 면회를 오지 않으셨다.
  • 어머니의 얘기를 들은 한율은 천천히 주먹을 꽉 쥐며 두 눈에 서늘한 살의를 띄었다!
  • 신주원의 가족이 이토록 모질게 굴 줄은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그들은 아예 한율의 부모님을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다!
  • “엄마, 서연이는 그럼 그동안 엄마, 아빠를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 한율이 믿기지 않는 듯 잔뜩 의아해하며 물었다.
  • 강서연은 곧 한율과 결혼하게 될 여자였고 그가 감옥에 간 이유도 바로 그녀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한율의 부모님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저 보고만 있었다는 말인가?
  • “아이고, 말도 말아. 강씨 집안은 우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어디 그뿐이야? 너희들 결혼 준비로 줬던 그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아예 안 준다고 했어. 결혼을 못 하게 된 건 자기들의 잘못이 아니라면서, 네가 감옥에 갔기 때문이라면서 그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어!”
  • “네 아버지가 그 집을 찾아가 얘기를 좀 나누려 했더니 오히려 그 집안의 사람들에게 한바탕 두들겨 맞았단다!”
  • 차홍연은 말할수록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는데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