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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너무하네

  • “주원아!”
  • 신승원은 당장 달려가 아들을 부축하며 아들의 부러진 팔을 발견했다.
  • 부러진 팔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몇개월은 걸릴 것이다.
  • “죽일 놈,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죽여버릴 거야...”
  • 아까까지만 해도 신승원은 즐거운 결혼식 날이라 한율한테 본때를 보여주고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않도록 경고만 남기려 했지만 지금은 한율을 죽이려는 생각밖에 없었다.
  • 안 그러면 블러드 캐슬의 많은 상인 앞에서 체면을 모조리 잃게 될 것이다.
  • 신승원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집에 남아있던 보디가드를 전부 소집했다.
  • 거금을 들여 고용한 보디가드들은 모두 실력이 뛰어나는 무인들이었다!
  • 광수의 실력은 그들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
  • 그는 길거리 양아치에 지나지 않았고 신주원 뒤만 졸졸 따라다니며 그에게 알랑거릴따름이었다.
  • 한율은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우아하게 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 신씨 일가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 한율의 능청스러운 행동에 신승원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 “아빠, 죽여, 쟤 죽어버려...”
  • 팔이 부러진 신주원은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함을 질렀다.
  • “주원아, 걱정하지 마. 내가 오늘 반드시 저 x끼를 바다에 처넣어 고기 밥으로 만들겠어!”
  •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을 보며 그는 가슴이 아팠다.
  • 신승원은 한율의 실력을 간파한 덕분에 직접 나서지 않고 보디가드들이 도착하길 기다렸다.
  • 이때, 2층의 웨딩홀 대문이 활짝 열렸다.
  • 상황을 살피러 온 서유진이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 “큰아버지, 무슨 일이에요?”
  • 그녀는 들어서자마자 신승원한테 상황을 여쭸다.
  • “저 x끼가 감히 우리 아들 결혼식에서 난리를 피우고 심지어 우리 아들을 떄렸어. 오늘 자네 호텔에서 피 좀 봐야겠어...”
  • 신승원은 한율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 서유진은 그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 그녀는 한율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 결혼식을 난장판으로 만든 사람이 한율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 ‘아직도 안 간 거야?’
  • “한율?”
  • 서유진이 의아한 듯 물었다.
  • “여기서 뭐 하는 거야?”
  • “왜? 많이 이상해?”
  • 한율은 서유진을 발견하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유진아, 너 이 놈 알아?”
  • 신승원은 눈살을 찌푸렸다.
  • “큰아버지, 오해가 생긴 모양인데, 이분은 저희 아빠 병을 치료하려고 모신 분이세요.”
  • 서유진의 설명에 신승원의 눈살이 더 깊이 파였다.
  • “치료?”
  • “당신 누구야?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어! 이놈은 의사가 아니야, 오늘 방금 출소한 놈이 병을 어떻게 치료해? 내가 이놈을 안 지가 몇 년인데 남 치료해주는 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어! 이놈한테 속은 거 아니야?”
  • 강서연이 서유진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 서유진의 표정은 순간 얼어붙었지만 드레스를 입은 강서연이 신씨 일가의 새신부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하는 수 없이 참아야 했다.
  • “한율씨가 병을 치료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직접 판단하겠습니다. 아가씨께서 못 봤다고 이분이 치료 못한다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 얘에 대해 내가 너보다 모를 것 같아? 우린 대학교 4년을 같이 다녔고 오랫동안 연애했어! 내가 감기에 걸리고 아플 땐 항상 병원에 갔었어! 예전에 비가 오던 날, 얘가 날 업고 병원에 데려다줬어, 얘가 치료할 줄 안다면 내가 병원에 왜 갔겠어?”
  • 강서연은 하찮은 눈길로 한율을 쳐다봤다.
  • 그녀의 눈에 한율은 그저 하찮은 사람일 뿐이었다.
  • 강서연의 말에 서유진은 한율을 힐끔 쳐다봤다.
  • 그가 왜 결혼식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는 듯싶었다.
  • “유진아, 이 일에 신경쓰지 마. 네 아버지 병은 내가 해외에서 전문가를 모셔서라도 치료해 줄 거야. 그러나 이놈은 오늘 살아서 돌아가지 못할 거다!”
  • 신승원의 말투에서 결연한 의지가 엿보였다.
  • 서유진보다 항렬이 높은 그는 그녀를 신경을 필요가 없었다.
  • “안 됩니다, 한율은 절대 안 됩니다...”
  • 신승원의 말에 서유진은 바로 한율의 앞을 막았다.
  • 지금 아버지의 목숨이 한율의 손에 달려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를 지켜야 했다.
  • 이에 신승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 “유진아, 좋은 말 할 때 비키는 게 좋을 거야.”
  • 그의 눈에는 살기가 어려있었다.
  •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십 명의 보디가드들이 기세등등하게 식장으로 쳐들어왔다.
  • 천군만마를 얻은 신승원은 더욱 매섭게 한율을 쳐다봤다.
  •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피하지 않을 겁니다!”
  • 서유진의 말이 끝나자 열몇 명의 호텔 경비가 식장으로 들어와 서유진을 보호했다.
  • 결혼식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어 하객들이 조금씩 물러나기 시작했다.
  • 그들은 자칫 싸움에 말릴까 두려웠다.
  • “계집애, 네 아빠만 아니었다면 넌 바로 내 손에 죽었을 거야.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까 당장 비켜, 고작 열몇 명의 경비로 날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 분노한 신승원은 서유진을 한껏 모욕했다.
  • 수십 명의 보디가드는 카리스마가 어마어마해 그 기세만으로 호텔 경비를 떨게 만들었다.
  • 서유진도 기분이 언짢았지만 한율 앞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 “이보게 승원이, 그 나이에 아이한테 겁이나 주고, 너무하는 거 아니오?”
  • 결혼식장의 대문이 다시 활짝 열리며 서준표가 들어왔다.
  • 그의 표정은 불쾌함으로 가득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