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0화 꽃다발
- 서희진은 그녀만의 청량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발음하며 뉴스를 이어갔다. 그녀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 중인 모두가 서희진이 신인 아나운서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 방송실의 문밖에는 권이한이 서 있었다. 한 직원이 방송실 문 앞에 떡하니 서있는 자기 상사를 보고 화들짝 놀라며 행여나 소리라도 지를까 입을 틀어막았다. 권이한은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며 그녀에게 조용히 할 것을 요구했다, 그녀가 혹시라도 소리를 내 자신을 부를까, 혹시라도 방송 중인 서희진이 그 소리를 듣고 자신의 존재를 눈치챌지 걱정하며 말이다.
- 그렇게 권이한과 나란히 방송실의 문 앞에 서 있게 된 이름 모를 직원의 심장이 통제를 벗어나 마구 요동쳤다. 그녀는 권이한이 서희진의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권이한이라는 재력과 명예, 잘생김까지 겸비한 남자 곁에서 가슴이 뛰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