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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정사를 하다 죽어도

  • 내가 현란한 그의 스킬에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이미 소파에 날 눕힌 뒤였다. 난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 그는 내 몸 위에 엎드린 채, 옷을 벗기고 튼실한 가슴으로 날 막고 있었다. 난 머리가 어지러워 숨이 가빴다.
  • “주동욱.”
  • 그는 헐떡이며 ‘응’이라고 했다. 그리고 진한 눈으로 날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 “왜 그래? 아파?”
  • 준수한 얼굴, 매혹적인 미소. 스타들 사이에 있어도 뒤지지 않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섹스파트너일 뿐이었다.
  • 난 그의 윤기나는 몸을 바라보며 물었다.
  • “여기까지 하는 게 어때?”
  • 난 소국진과 이혼할 생각이었다.
  •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얼굴을 나에게 가져다 댔다. 코가 공간을 벌여주지 않았다면 우리의 얼굴은 찰싹 붙었을 것이다.
  • 그가 화를 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예상과 달리 혀를 내밀고 내 입술을 핥았다. 그리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 “욕심쟁이, 훔쳐먹고도 입 안 닦아?”
  •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 그래서 아예 그의 목을 끌어안고 말했다.
  • “욕심쟁이가 좋아? 아니면 요물이 좋아?”
  •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 “침대 아래서는 욕심쟁이고, 침대 위에서는 요물이야.”
  • 지금 날 칭찬하는 거로 받아들여도 되나?
  • 그는 느끼하고 능청스러웠지만 나한테 아주 잘 먹혔다. 심지어 나는 반항할 수도 없었다.
  • 그도 내가 뭐라고 하든 신경 쓰지 않고 익숙한 손놀림으로 날 공략했다.
  • 그는 힘이 강할 뿐만 아니라 스킬도 좋았다. 기다란 손가락이 들어오자 나는 곧 뜨겁게 달아올랐고 머릿속이 멍해졌다.
  • 그리고 그는 그래도 쑥 들어왔다. 무방비상태이던 나는 갑작스러운 이물감에 신음을 흘리며 그의 팔뚝에 손톱을 박아넣었다. 그리고 ‘아파’라고 했다.
  • 그때 그는 내 가슴에 엎드린 채, 게걸스럽게 가슴을 빨고 있었다. 내가 아프다고 하는 것을 들은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 “미안, 좀 급해서.”
  • 난 그의 말에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 “내가 어제 당신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거야?”
  • 그가 웃으며 말했다.
  • “당신이 마약처럼 자꾸 끌린다고 한다면 믿을 거야?”
  • 그가 웃는 바람에 피스톤이 더욱 거칠어졌다. 난 배가 더 아픈 느낌을 받았다.
  • “믿든 말든 뭐가 달라져?”
  • 나도 그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이런 말을 점점 더 아무렇지 않게 했다.
  • 그는 혀놀림을 멈추고 나의 턱을 빨았다. 별로 힘을 쓰지 않았는데 약간 아팠다.
  • “믿는다면 더 열심히 하려고 했지.”
  • 내가 말했다.
  • “안 믿는다면 이만 일어날 거야?”
  • 이 말에 그는 한참이나 멈춰 있었다. 난 그가 벌떡 일어나 떠날까 약간 걱정되었다. 입에 넣기까지 한 사탕을 빼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 그는 실눈을 뜨고 날 한참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씩 올렸다. 그리고 허리에 손을 올려놓고 누른 뒤, 힘을 콱 주었다.
  • 젠장… 너무 아팠다.
  • “좀 살살해. 너무 아파.”
  • 그는 웃고 있었지만 힘이 점점 강해졌다.
  • “안 믿는다면 내가 어떻게 할지 궁금하지?”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궁금해. 어떻게 할 거야?”
  • 그는 웃으며 내 턱을 꼬집었다.
  • “홍콩으로 보내버릴 거야.”
  • 이 대화는 너무 야했다. 난 못 들은 척하고 싶었다.
  • 정사를 마치자 이미 밤 11시가 되었다. 무려 세 시간 반 동안이나 이어졌다는 말이었다. 그는 정말 강했고 난 정말 지쳤다. 소파에 엎드린 나는 눈꺼풀을 뜰 힘도 없었다.
  • 그러나 그는 그다지 피곤해 보이지 않았다. 일어나서 옷을 입은 그는 바로 떠날 준비를 했다.
  • 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눈을 감고 자는 척했다. 그러나 속으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할 기대감이 들었다.
  • 뒤에서 그의 조용한 발걸음소리가 들렸다. 조금 걷다가 멈추고, 또 돌아왔다. 뭔가를 두고 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