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4화 믿는 사람이 바보지
- 뒤풀이는 아주 늦어서야 끝났고, 남자들은 만취해서 쓰러져 있었다. 나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몰라서 약간 체념한 듯한 얼굴로 장미를 쳐다보았다. 장미는 아직 필름이 덜 끊긴 안재민을 부축해 자신들만의 방으로 걸어가며 나에게 말했다.
- “연아, 이 주정뱅이들을 보살피는 일은 너에게 맡길게. 난 신부고 오늘이 내 첫날 밤이야. 내 첫날 밤을 이런 일에 낭비하고 싶지 않아.”
-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나는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하고 호텔 종업원을 불러서 주정뱅이들을 침대에 눕히고 하나하나 문을 잠그고 나와 주동욱이 있는 방으로 돌아왔다. 나는 그를 밀면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