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화 은인
-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그에게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더 이상 이놈의 쇼윈도를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역겨웠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겉보기에 우리는 여전히 서로 사랑하는 부부였다. 오늘 같은 장소에 연미라도 일을 벌이지 않을 것이기에 몰래 꿍꿍이나 꾸미는 게 다였다.
- 이때, 나는 주동욱의 아버지를 보았다. 깡마른 몸매의 중년인이었는데 아주 자애로운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번뜩이는 눈빛은 그가 만만한 사람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전설 같은 그에게 쏠렸다. 어떤 사람들은 그에게 다가가 아부를 떨며 선물을 주기도 했다. 이 파티는 결국 권세에 빌붙기 위한 판이었다. 그들이 선물하는 것은 하나같이 비싸고 좋은 것이었다. 고대의 소장품도 있었고 신기한 장난감도 있었다. 가장 떨어지는 것이라고 해봐도 값비싼 필묵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