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5화 여보 난 무서워
- 나는 주동욱의 침대 옆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고 많았지만, 그 말들이 목구멍까지 올라와서는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 이제는 그의 얼굴조차 볼 수 없게 된 내가 나중에는 이 남자를 완전히 잊고 몸마저 한 줌의 재가 되겠지.
- 주동욱의 손을 잡아 내 얼굴에 대고 나는 필사적으로 그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가 즐겁게 웃던 모습, 눈썹을 치켜올리며 사악하게 웃던 모습, 나쁜 짓을 한 뒤 나를 보고 눈을 비비며 몰래 속으로 흐뭇하게 웃던 표정을 하나하나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