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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화 집에서 기다릴 게

  • 나는 붓을 들고 오래도록 고민했다. 비록 내 머릿속에 주동욱의 눈동자에 관련된 모습들이 많았지만, 한 장을 그려보니 마치 교과서에 나온 것처럼 딱딱하기만 했다.
  • 틀에 박히고, 딱딱하고, 기품이나 상징성도 없었다. 나는 다 그린 그림을 찢어버리고 입가에 쓴웃음을 지었다.
  • 어쨌든 오랫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아서 서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붓을 잡는 순간부터 ‘가을이 깊어질 때’만 머릿속에 생생해서 도저히 그림에 집중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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