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3화 10년 동안 한 우물을 파다
- 전시회 당일, 나는 가지 않았다. 방지환과 구광룡은 몇 차례 전화했다. 나는 머리를 쥐어짜도 마땅한 핑계가 떠오르지 않아 결국 몸이 아프다는 흔한 핑계를 둘러댔다.
- 이런 핑계는 백발백중으로 먹혔다. 게다가 그들은 내가 가지 않을 이유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에 어물쩍 넘어갈 수 있었다. 나는 주동욱에게 양복을 입혀주고 세심하게 넥타이까지 매주었다. 이건 참 매기 어려웠다. 나는 오랫동안 배워서야 제대로 할 수 있게 됐다.
- “아니면 나랑 같이 회사에 가. 당신도 회사의 대표인데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게 말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