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2화 연미라의 가을이 깊어질 때
-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모녀의 재회는 감동적이어야 하지만, 우리 둘 사이의 서먹서먹함은 안은영 자신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무미건조한 위로와 허심탄회한 말은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는커녕 오히려 나의 상처를 덧나게 했다.
- 엄마가 떠나고, 계모와 계모의 딸이 집을 차지하고 있는데 엄마가 없는 내가 얼마나 잘 지낼 수 있을까. 엄마는 이런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던 걸까?
- 난 그저 엄마가 날 안아주고, 울면서 보고 싶었다고, 그동안 자기 없이 고생했다고 말하는 것이 듣고 싶었다. 그런데 엄마는 나한테 이런 말은 하지 않고 그저 무미건조한 말투로 최제욱이 잘 돌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