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화 나를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주동욱의 얼굴에 온갖 후회와 안타까운 표정이 어려 있었다. 조금 뒤에 그는 머리를 내 머리 위에 얹고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 “나는 당신을 배에 태우지 말아야 했어. 왜 멀쩡한 사람을 데리고 와서 배에 태우고 이 고생을 시키지? 다 내 탓이야.”
- 나는 황급히 손을 내밀어 주동욱의 입을 막았다. 이 일이 어떻게 그의 탓인가? 예고 없이 찾아오는 재앙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아마도 우리는 이 재앙을 만날 운명이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