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화 최제욱의 딸이 아니야
- 분명 화가 난 듯한 문자였지만 그 문자를 보고 있으려니 웃음이 절려 터져 나왔다. 포용력이 넓은 주동욱은 내가 속상해하는 모습을 한시도 보고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순간 모든 우울이 가셨다. 하늘마저 더욱 파래지고 바다마저 더욱 넓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주동욱에게는 그런 재주가 있었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아도 간단한 작은 일을 처리할 때도 내 마음을 따듯하게 덥혀주는 그런 재주 말이다. 나는 그에게 깊이 빠져들었다. 이런 남자를 내가 어떻게 버릴 수 있으며 어떻게 그를 떠날 수 있을까.
- 그를 떠나면 나는 마치 물에서 벗어난 물고기처럼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는 법도 하늘도 없는 것처럼 나를 아껴주고 있었다. 그처럼 나에게 잘해줄 수 있는 사람은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