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나는 땅을 무서워해
- 손가혜는 아주 품위가 넘치는 귀족 사모님이었다. 그녀는 웃을 때마다 보조개가 파였는데 중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아름다웠다. 그녀는 조금 민망했는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
- “당연히 기억하죠. 당신이 저에게 총을 선물하며 평생 지켜주겠다고 했었죠.”
-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나는 이 한과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깨달았다. 선물은 그 가격보다 담긴 정이 중요했다. 나는 저도 모르게 주동욱을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찡긋거렸는데 나더러 칭찬을 해달라는 눈빛인 듯했다. 그리고 손가혜의 손에서 한과를 빼앗더니 입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