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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젖소 부인

  • 난 갑자기 장난이 떠올라 그의 얼굴을 잡고 물었다.
  • “그럼 그 메인요리와 나 중에 누가 더 예뻐?”
  • “당신이.”
  • 그는 망설이지도 않고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가 바람둥이라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다면 지고지순한 동자남인 줄 알았을 것이다.
  • 사실 난 처음에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남자의 말은 믿을 게 못되지 않은가? 특히 잠자리에 급히 오르고 싶은 남자의 말은 더욱 믿을 것이 못되었다.
  • 난 피식 웃으며 말했다.
  • “누가 보면 당신이 그 여자랑 자본 줄 알겠네.”
  • 그도 웃으며 받아쳤다.
  • “누가 보면 내가 그 여자랑 자보지 않은 줄 알겠네.”
  • 난 어이가 없었다. 이 남자가 그 여자와 자 봤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 “왜 그 여자랑 잔 거야?”
  •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나를 둘러메고 거실의 소파에 던졌다.
  • “이봐.”
  • 난 당황하여 다리를 꼭 붙이고 그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했다.
  • 그러나 그는 내 무릎을 손쉽게 벌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그를 막으려고 했던 내 다리는 그의 허리 양쪽에 붙어 있었다.
  • 이 자세는 너무 애매했다. 만약 소국진이 본다면 화가 나 피를 토할 것이다.
  • 여기까지 생각한 나는 갑자기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 그는 허리를 숙이고 내 옷의 단추를 풀며 물었다.
  • “아까 내 생각한 거 아니야? 나 재채기했거든.”
  • 나는 그의 손을 잡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 “감기 걸린 거 아니야?”
  • 그의 손은 내가 정신이 다른 데 팔렸을 때, 내 손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단추를 풀기도 귀찮았는지 단추 사이로 손을 비집고 들어와 가슴을 마구 주물렀다.
  • “아니긴. 내 생각하고 있었으면서.”
  • 난… 부인할 수 없었다.
  • 그는 내가 반박하지 않자 그런 거로 받아들이고 낄낄 웃었다. 곧 따뜻한 입술이 날 덮쳐오더니 딱딱한 몸으로 날 눌렀다. 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 그에게 입술이 막힌 난 더듬거리며 겨우 말했다.
  • “잠, 잠깐. 나, 배고파. 밥 먼저 먹고.”
  • 그는 날 풀어주지 않았다.
  • “내가 배불리 먹여줄게.”
  • 내가 말했다.
  • “나 정말 배고파.”
  • 그도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 “나도 배고파. 젖소 부인, 마시게 우유 좀 줘.”
  • 젖소 부인?
  • 난 그의 말에 어이가 없어 가만히 누워 있었다. 그는 가슴을 두어 번 빨았다.
  • 그는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들고 싱긋 웃었다. 그의 미소는 우유 사탕처럼 달콤했다.
  • 난 일어나서 음식을 하려고 했다. 그는 내가 탕수육을 한 걸 알아차리고 나한테 애교를 부렸다.
  • “예쁜이, 먹고 싶어요.”
  • 그의 모습을 보니 꼭 마치 앙큼한 고양이 같았다. 나는… 젖소고.
  • 내가 주방에서 바삐 돌아칠 때, 그는 입구에 서서 싱글벙글하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멈추자 뒤에서 튼실한 팔뚝이 다가와 날 알았다.
  • 그는 아래턱으로 내 머리를 짓누르고 물었다.
  • “탕수육에 설탕 넣어?”
  • “그래, 왜?”
  • 난 그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탕수육에 설탕을 안 넣는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러자 그는 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
  • “아니야, 난 달콤한 거 싫어해.”
  • 난 어이가 없었다.
  • “그러면서 무슨 탕수육을 먹는다고 그래?”
  •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 “당신이 만든 거니까.”
  • 어이가 없는 말이었지만 난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설탕을 넣지 않은 탕수육을 먹게 되었다.
  • 그러나 예상보다 더욱 맛이 없었다. 난 고기 한 점을 집은 뒤, 더는 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와구와구 먹는 것을 바라보았다.
  • 난 그의 미각에 이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 그는 다 먹고 난 뒤 입을 쓱 닦으며 말했다.
  • “그래도 젖소 부인이 한 게 맛있네.”
  • 난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 그가 또 물었다.
  • “왜 안 먹어? 배고프다고 하지 않았어?”
  • 난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 “당신이 너무 잘생겨서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
  • 그 말을 들은 그는 눈을 휘며 웃었다.
  • “요물.”
  • 그리고 식탁 위로 다가와 나에게 키스했다.
  • 난 본능적으로 뒤로 피했으나 뒤통수가 그에 의해 단단히 고정되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 달지 않은 탕수육 맛이 그의 부드러운 혀를 따라 내 입안을 헤집었다. 그의 키스 스킬은 아주 뛰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눈이 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