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2화 이렇게 해
- 할머니는 더는 용서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에게 간단하게 점심을 챙겨준 후, 그녀는 주동욱을 피해 정원으로 나를 따로 불러내 진지하게 물었다.
- “국진이가 너한테 갔다 온 거 알고 있어. 그 아이는 이때까지는 계속 마음을 잡지 못했어. 하지만 이번엔 나도 알 수 있어. 그 아이는 진심으로 너와 다시 시작해 보고 싶어 해.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래?”
- 나는 그동안 억눌렀던 분노가 결국 폭발하여 바닥에 떨어진 꽃들을 힘껏 밟았다. 꽃들이 산산조각이 나고 꽃잎이 흩어져 뿌리, 줄기가 모두 부러질 때까지 밟은 후, 그 꽃을 가리키며 할머니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