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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2조 원이면 어느 테이블에 앉아요?

  • 말도 안 돼!
  • 엽군림이 아직도 큰 소리 치는 걸 보고 이자염 그들 셋은 화가 치밀었다.
  • 감옥에 가더니 머리를 다친 거 아니야?
  • 이자염은 휴대폰을 엽군림에게 쥐여주며 말했다.
  • “그래, 당신이 말 한마디면 엽씨 집안을 머리 숙이게 할 수 있다면서? 그럼 지금 당장 전화해. 내게 증명해봐! 어떻게 말 한 마디에 엽씨 집안을 머리 숙이게 하는지 한번 보게!”
  • “나…”
  • 엽군림은 그만 당황했다.
  • 한 마디 말에 엽씨 집안이 무너지는 건 틀림없는데 그가 엽씨 집안사람들에게 한 달의 시간을 주기로 했는데 지금 엽씨 집안을 없애 버리면 재미가 없어진다.
  • “봐, 할 수 없잖아? 할 수 없는 일은 이후부터 큰 소리치지 마!”
  • 이자염은 화가 나 휴대폰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 이문연 부부도 엽군림을 밀치며 말했다.
  • “빨리 가. 우리 집은 너같은 놈 환영하지 않아. 우린 가족연에 참석하러 가야 돼!”
  • “아니요, 아빠 엄마, 그를 들여보내요!”
  • “자염아, 너 그게 무슨 뜻이야?”
  • “남편이 돌아왔으니 저 재혼하지 않을 거예요.”
  • 이문연 부부는 이자염을 못 이겨 엽군림을 들어오게 하는 수밖에 없었다.
  • 이자염은 엽군림을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갔다.
  • “당신이 돌아왔으니 여전히 내 남편이야! 난 그런 유언비어를 상관 안 해. 게다가 난 당신이 결백하다는 걸 알아.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가진 사람이라면 엽씨 집안이 당신을 해하려고 그런 짓을 벌렸다는 걸 다 알고 있어!”
  • 엽군림은 마음이 따뜻했다.
  • 그녀가 자신을 믿는다!
  •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 “하지만 내게 약속해 줘. 처음부터 시작하겠다고, 착실하게만 산다면 당신의 능력으로 꼭 뭔가를 이룰 거야! 나 당신에게 5년 시간을 줄게!”
  • 그러자 엽군림이 말했다.
  • “아니, 한 달만 시간을 주면 돼. 한 달 후, 내가 엽씨 집안을…”
  • “그만해!!! 난 당신의 이런 비현실적인 말을 듣기 싫어! 우리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안 돼?”
  • “비록 당신이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노력한다면 꼭 다시 예전처럼 모든 걸 얻을 것이라고 믿어!”
  • 자염이 큰 소리로 말했다.
  • 엽군림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 이자염은 옷장에서 양복 한 벌을 꺼냈다.
  • “이건 6년 전에 당신에게 사준 거야. 빨리 갈아입고 나와 함께 가족연에 참석해!”
  • “자염아, 저 녀석을 왜 데리고 가?”
  • 엽군림을 보고 이문연 부부는 불만스러웠다.
  • 그러나 이자염은 엽군림의 팔을 꼭 껴안았다.
  • “아빠 엄마, 군림은 내 남편이에요! 나 오늘 저녁 할아버지에게 설명드릴 거예요!”
  • 이문연 부부는 화가 나 엽군림을 째려보더니 하는 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 “어이구,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 금항 호텔.
  • 이씨 집안 가족연이 바로 여기서 열린다.
  • 이씨 집안은 비록 엽씨 집안보다는 못하지만 강북에서 그래도 중등 수준이다.
  • 그들은 호텔 전체를 빌렸다.
  • 이문연네 네식구가 도착하자 다들 비웃는 눈길로 바라봤다.
  • 예전에 이자염과 엽군림이 결혼할 당시, 이문연 한 가족은 이씨 집안에서 지위가 가장 높았다.
  • 그러나 엽군림이 지위와 명예를 잃은 후 이문연 한 가족은 천지개벽의 변화가 일어났다.
  • 지금은 이씨 집안에서 제일 못하고 지위도 가장 낮았다.
  • 매번 친척들을 만날 때마다 비웃음을 당했다.
  • “어? 다들 저기 좀 봐. 이자염 옆에 있는 사람 엽군림 아니야?”
  • “그래! 진짜 그 자식이야! 감옥에서 나온 건가?”
  • 한순간,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엽군림에게 집중되었다.
  • 이씨 집안 세대주 이천호는 엽군림 그들 넷을 보더니 코웃음을 치고는 본체만체했다.
  • 지금 영감님이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바로 맏아들 이문비네 가족이다.
  • 그 주요 원인은 이문비의 사위 장송은 혼혈로 재벌가 출신이고 해외에 거주한다.
  • 이천호가 이자염과 맺어주려고 했던 결혼 대상이 바로 장송의 동생 장치다.
  • 장치는 이자염의 미모를 탐낸 지 오래다.
  • 다들 못 본 척하자 이문연 가족은 먼저 자리를 찾아 앉으려 했다.
  • 금방 자리에 앉으려 하는 순간, 누군가 말렸다.
  • “셋째야, 거기에 앉으면 안 돼.”
  • 말한 사람이 바로 이씨 집안의 둘째 아들 이문해다.
  • “왜?”
  • “이번 가족연의 자리 배치에는 규칙이 있어.”
  • 이문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 “무슨 규칙?”
  • “가족연에 총 네 테이블이 있어! 그리고 가족의 기여도에 따라 어디에 앉을지 결정해!”
  • “예를 들어, 첫 번째 테이블은 한 해 동안 가문을 위해 5억 이상을 공헌한 사람이 앉고, 두 번째 테이블은 1억 이상을 공헌한 사람, 세 번째 테이블은 천만을 공헌한 사람, 마지막 테이블은 천만 미만이거나 아무것도 공헌한 것이 없는 사람!”
  • “우리 집은 올해 수익이 좋아 공헌을 겨우 5억을 했어. 그래서 우리가 여기 앉을 거야. 참 미안하게 됐어.”
  • “물론 너희 집에 수십, 수백억에 달하는 자산이 있으면 가문에 공헌한 것이 없더라도 첫 번째 테이블에 앉을 수도 있지.”
  • 이문해의 아내인 왕미란은 비웃으며 말했다.
  • “그러나 참 아쉽게도 셋째네 가족 형편이 어떤지 우리가 다 잘 알고 있잖아. 게다가 지금은 전과자까지 한 명 더 있으니 너희들은 마지막 테이블에 앉을 수밖에 없어!”
  • 이문해의 아들 이송규가 잔을 들고 걸어왔다.
  • “아버지, 제가 알기로는 셋째 삼촌 한 가족이 지난 한 해 동안 가문에 아무런 공헌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회사가 부도나 할아버지한테서 5억 이상을 빌렸던 데요.”
  • “이건 진짜 마이너스 공헌인데도 네 번째 테이블에 앉는다면 네 번째 테이블에 앉은 기타 친척들에게 불공평하지 않아요?”
  • “내 생각에는 다섯 번째 테이블을 더 만들어 마이너스 공헌한 사람들을 앉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 “그래, 나도 동의야.”
  • 이씨 집안의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동의했다.
  • “그래, 그럼 송규 말대로 테이블 하나 더 마련해! 이렇게 해야 너희들을 더 자극하지!”
  • 이천호도 동의했다.
  • “빨리 가 앉아, 눈앞에서 얼씬거리지 말고.”
  • 이천호는 이문연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 이문연 세 사람은 감히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쪽으로 가려 했다.
  • 이때, 엽군림이 이자염을 붙잡고 갑자기 물었다.
  • “자산이 2조 원이면 어느 테이블에 앉아요?”
  • 엽군림은 유일한 오성 군신이다.
  • 돈은 그에게 있어 단지 숫자에 불과했다.
  • 정확히 얼마인지 그도 모른다.
  • 하지만 2조 원 정도는 그냥 내놓을 수 있다.
  • 엽군림의 말을 듣고 모든 사람들은 순간 멍했다.
  • “하하하…”
  • 하지만 금새 다들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
  • “2조원? 농담해? 엽씨 가문에도 그만한 돈이 없을걸!”
  • “저 녀석 돌았나 봐! 여기까지 와서 무슨 망신이야!”
  • “이문연, 언제 부자 사위가 다 있었어? 하하하…”
  • 주위 사람들의 괴이한 눈길과 비웃음 소리에 이문연 가족은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 쪽팔려!
  • 창피해 죽겠어!
  • 이자염도 화가 나 엽군림을 째려봤다.
  • “집에서 큰소리치면 그만이지 여기까지 와 왜 이래? 엽군림, 당신 일부러 날 망신 주려고 그러는 거야? 몇 년간 망신당하면 됐지 그것으로도 부족해?”
  • 이자염은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흐느꼈다.
  • 엽군림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
  • “난 거짓말 한적 없어!”
  • 이때, 사람들은 더 이상 엽군림의 허풍을 들을 겨를이 없었다.
  • 오늘의 주인공이 왔으니 말이다.
  • 이문비의 딸과 사위가 왔다.
  • 이천호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직접 문 앞까지 나가서 맞이했다.
  • 장송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다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 “항공편이 무려 열 시간이나 연착됐어?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 이천호가 관심하며 물었다.
  • 장송은 웃으며 말했다.
  • “할아버지, 못 들으셨어요? 오늘 강북에 대단한 인물이 와 강북 공항을 8시간 봉쇄했어요.”
  • “뭐라고? 그런 일이 다 있었어?”
  • “송아, 어떤 대단한 인물이길래 공항을 8시간이나 봉쇄한대?”
  • 이천호가 웃으며 물었다.
  • “그뿐만 아니라 그분이 탑승해 있는 비행기를 호위하기 위해 백 대의 헬리콥터가 출동했어요. 더욱 놀라운건 공항에 10만 명의 보디가드들이 지키고 있었다고 해요.”
  • “헐!”
  • “뭐라고?”
  • 사람들은 너무 놀라 숨을 들이쉬었다.
  • 장송은 잘난 척하며 말했다.
  • “그분이 바로 대하국 9대 작전 구역의 총지휘관 곤륜 군신이에요. 하하, 믿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마침 해외 파티에서 그분을 한 번 만난 적이 있어 연락번호도 주고받았어요.”
  • “그가 강북에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제 시간 되면 제가 그분이랑 약속을 잡아보죠. 그분이 이씨 가문을 위해 말 한마디라도 해준다면 이씨 가문은 바로 신분 상승하는 거죠.”
  • “세상에! 너 너무 대단하다~ 그런 큰 인물도 다 알고?”
  • “우리 형부 진짜 대단해!”
  • “우리 이씨 집안 사위 정말 훌륭해. 물론 한 사람은 제외하고!”
  • 모두들 미친 듯이 장송을 숭배했다.
  • 영감님은 더욱 감탄했다.
  • 다른 사람의 사위가 그러하니 이문연 부부도 엄청 부러웠다.
  • 이자염도 부러웠다.
  • 그러나 그녀는 엽군림에게 5년의 시간을 준다면 그도 할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여길 사람이 될 것이라고 믿었다.
  • 엽군림은 그 말을 듣고 웃고 싶었다.
  • 저 녀석 제법 능력 있네, 내가 온다는 것도 다 알고.
  • 하지만 허풍치는 능력은 더 대단하군.
  • 엽군림이 물었다.
  • “곤륜 군신을 안다고?”
  • 장송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 “그래, 같이 술도 마셨는데, 왜?”
  • 엽군림이 빙그레 웃었다.
  • “그런데 난 왜 당신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