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6화 진아 편 143
- 봉경신이 화리서를 던지고 나가자, 대청마루 안에는 오직 주씨 댁과 주가의 가족들만 남았다. 조금 전까지 혼사를 논하며 들떴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대신 침통한 기운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 "어찌 그리 경솔한 결정을 내렸단 말이냐? 이혼이 공식적으로 알려지면 우리 천아는 어찌 살아가란 말이냐!"
- 형수는 주씨 댁이 이혼을 수락했다는 사실보다, 딸의 앞날을 더 염려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봉경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는 하나, 그는 여전히 한 고을을 호령하는 현감이었다. 그가 새로 부인을 들이면, 친고모 밑에서 편히 사는 것과 남남인 새어머니 밑에서 지내는 것은 결코 같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