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5화 진아 편 172
- "제가 바로 다들에게 준비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 대당가님, 잠시 쉬세요."
- 몇몇 두목들은 더 이상 말리지 못하고 조용히 떠나갔다. 비록 몸은 여전히 쇠약했지만, 발걸음만큼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설기산은 그들이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길을 걸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그의 옷자락을 스치며 지나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그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살아남기 위해, 한 걸음씩, 한 걸음씩. 그러나 걸을수록 점점 더 추워졌고, 온몸이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 그는 이제 아무런 따뜻함을 느낄 수 없었다. 차갑게 식어버린 가슴 속에서, 과거 자신이 지키려 했던 국가와 백성을 향한 이상도 점점 얼어붙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