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1화 진아 편 28
- 분명 그가 건넨 것은 단순한 호신용 무기일 뿐인데, 혹은 진아가 주었던 칼을 되돌려준 것뿐인데, 그는 굳이 그런 말을 해야만 했을까? 마치 그것이 단순한 생명을 지키는 도구가 아니라, 맹세의 물건 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있었다.
- 하지만 진아의 마음은 이미 전생에서 다른 사람에게 주어졌다. 이번 생에서 그와 함께하지 않는다 해도, 그 누구도 진아의 마음을 흔들 수는 없었다.
- 봉태규를 떠올리자, 그 뜨거웠던 사랑과 비극적인 결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진아는 밀려오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마주한 것은 설기산의 걱정 어린 눈빛.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