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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태우의 성질

  • 부녀 세 사람은 가는 내내 침묵했고 효진은 한바탕 싸움을 벌였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피곤했는데 피까지 흘려 점점 고개를 옆으로 떨구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대하여 강한 통제 능력이 있었는데 지금처럼 자는 둥 마는 둥 한 상황에서도 옆으로 기댈 지언 정 봉국공에게 기대지 않았다.
  •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피가 묻은 얼굴에 드리웠고 피가 묻은 그 얼굴은깨끗한 봉선화의 얼굴과 현저한 대비가 되었다. 그녀는 하얀 얼굴이 아니었는데 병이 든 듯한 창백함이 있어 보는 사람에게 처량하고 고집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마차가 흔들거리며 그녀의 머리가 마차의 창문 모서리에 부딪쳤고 몇 번을 부딪치니 그녀는 불편한 듯 눈썹을 찌푸리더니 몸을 옹크리고 고개를 아래로 떨구고 꽈리를 틀고 있는 아기 뱀처럼 앉아 있었다.
  • 봉국공은 한참 침묵을 지키더니 옆에서 방석을 꺼내 조심스럽게 그녀의 머리에 갖다 댔으며 마차가 흔들려서 생긴 불편함을 줄이려 하였다. 깊게 잠이 든 그녀의 모습을 보며 봉국공은 그제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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