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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현승이의 친아빠?

  • 안윤영은 지우민이 자신을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그를 빤히 쳐다봤다.
  • 지우민은 제법 잘생겼다. 실물이 사진보다 나았으니 말이다. 꼬리가 올라간 눈썹, 오뚝한 코, 요염한 눈매 덕분에 기생오라비 같았다.
  • “저를 아세요?”
  • 안윤영은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 안윤정의 성격으로 볼 때, 오 년 전의 일을 절대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 지우민의 눈빛에 조롱이 스쳤다.
  • “안 씨 가문 큰 아가씨를 어떻게 모르겠어.”
  •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안윤영은 자신이 그의 미움을 산 적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
  • 그녀가 대꾸하기도 전에 지우민이 말을 이었다.
  • “안 씨 가문 큰 아가씨가 우리 아버지한테 시집온다고 들었는데. 왜, 바로 의붓자식을 데려온 건가? 아니면 직접 내 동생이라도 낳아왔나?”
  • 지우민의 눈에 경멸의 빛이 스쳤다.
  • 안윤정의 말에 의하면 이 여자는 돈을 위해 자신의 아버지의 후처가 되고 싶어 한다고 했다.
  • 그는 이렇게 허영심을 부리는 여자들이 제일 싫었다!
  • 그 말을 들은 안윤영은 왜 그가 자신에 대한 적의가 그토록 큰 지 알 것 같았다.
  • 하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 “뭔가 잘못 아신 것 같은데요. 저는 한 번도 지 씨 가문에 시집가고 싶었던 적 없어요.”
  • 안윤영은 웃음기를 거두고 말했다.
  • “오늘은 당신과 콜라보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나왔어요.”
  • 지우민은 눈을 가늘게 떴다. 좁고 긴 눈동자에 경멸이 어렸다.
  • “콜라보? 네가 리사야?”
  • 아침에 안윤정이 안윤영에 대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녀의 언니는 허영심이 크다 못해 이제는 망상증에 걸린 것 같다고 말이다. 본인이 리사라고 했단다.
  •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여자가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지어내고 있었다!
  • “네.”
  • 안윤영이 대꾸했다. 아들과 함께 자리에 앉으려는데 맞은편에서 조롱의 뜻을 담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 “하하하. 역시 안윤정의 말이 맞구나. 너 망상증이지?”
  • 안윤영은 미간을 찌푸렸다.
  • “제가 리사가 아니면 어떻게 오늘 당신과 만나는 걸 알겠어요.”
  • “안윤영, 아직도 거짓말이야? 네가 나와 리사님이 만난다는 정보를 어떻게 입수했는지 모르지만 더 자세히 공부해 와야지? 리사님은 40대의 중년 여자야. 좀 그럴듯한 거짓말을 해.”
  • 그녀를 쳐다보는 지우민의 입꼬리에 진한 조롱이 달려있었다.
  • 리사의 나이는 업계에서 비밀이 아니다. FM 그룹의 대표가 직접 한 말이니까.
  • 이 멍청한 여자는 리사를 사칭하면서 그 소식을 모르는 건가?
  • “안윤정의 말이 맞아. 넌 허영심으로 가득 찬 여자야. 허세를 부리려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걸 보면.”
  • 그는 안윤영이 자신의 아버지에게 시집오는 일 때문에 처음부터 불만이 많았다.
  • 지금 그녀가 이토록 파렴치하게 거짓말을 하자 더욱 거북했다.
  • 그의 태도를 본 안윤영은 싸늘하게 말했다.
  • “지우민 씨, 더 얘기할 것도 없겠네요. 당신의 성품으로는 FM 그룹이 지오 패션과 협력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 이번에 FM 그룹이 GK 그룹과 협력하는 것은 국내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 그녀는 국내에서 유명한 다른 몇몇 브랜드들과 더 협력을 할 생각이었다. 그중에 지오 패션도 있었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 “하하하, 정말 그럴듯하게 행동하네. 너처럼 허영심 많은 여자가 리사일 리 없어. 네가 안윤정 언니인 걸 생각해서 오늘은 더 따지지 않을게.”
  • 지우민은 거북하다는 듯 말했다.
  • 안윤영이 자신을 위해 변호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안현승이 참지 못하고 엄마 편을 들었다.
  • “엄마가 바로 리사예요. 허영심 없거든요.”
  • 그는 안윤영을 돌아보았다. 아이는 작은 손으로 엄마의 손가락 두 개를 잡고 말했다.
  • “엄마, 우리 집에 가요. 이런 남자는 엄마한테 어울리지 않아요.”
  • “누가 사생아 아니랄까 봐 아들까지 교양 없는 잡종이네!”
  • 안윤영은 더 이상 그를 상대할 마음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모욕하는 말을 들은 그녀는 바로 걸음을 멈췄다.
  • 현승이가 지우민의 아들이라고 해도 아이를 그렇게 말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 “지우민 씨, 말 조심하세요. 아이에게 악담을 퍼붓는 건 교양 있는 행동인가요?”
  • 안윤영은 그 남자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 “저와 당신은 오늘 처음 만났죠. 당신이 저에 대한 인식도 다른 사람 입에서 들은 거고요. 저는 당신한테 실례를 범한 적이 없는데 사사건건 윽박지르는 건, 당신의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는 방식인가요?”
  • 안윤영의 말에 지우민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그는 그녀를 보며 힐난했다.
  • “허영심 많은 여자가 아니면 왜 리사를 사칭하는데?”
  • 안윤영은 더 설명하기 성가셨다. 그녀는 아들을 안아들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 “제가 리사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FM 그룹 송년회에 참석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죠.”
  • 어차피 일주일 뒤가 FM 그룹의 송년회다. 그녀가 리사인지 아닌지는 그때 증명될 것이다!
  • 말을 마친 안윤영은 빠른 걸음으로 나갔다.
  • 안현승은 안윤영의 품에 얌전히 안겨있었다. 카페에서 나서자 아이는 고개를 젖히고 위로했다.
  • “엄마, 화내지 마요. 저 남자는 그럴 가치가 없어요.”
  • 아이는 저 남자가 자신을 잡종이라고 말해서 엄마가 화를 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안현승은 더욱 확신이 들었다. 저렇게 얄미운 지우민이 절대 자신의 아빠일 리 없다고!
  • 아이는 며칠 동안 고승원에 대해 많은 자료 조사를 했다.
  • 그는 GK 그룹의 대표이사로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제일 중요한 건 그의 얼굴이 현승이의 취향이었다. 그래서 아빠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 엄마가 GK 그룹의 대표가 FM 그룹의 송년회에 참석한다고 했다.
  • 안현승은 고승원이 바로 자신의 아빠라는 것을 엄마가 알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