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화 백마 탄 왕자
- 허건공에게 한소리를 들은 임찬은 어이가 없었지만 할 일은 해야 했다.
- 점심때, 등군은 교교에게 중요한 일을 보고했고 회사에 방금 전에 주문이 들어왔는데 해내기만 하면 최소 52억을 벌 수 있지만 이 주문에 필요한 약재가 희귀하여 쉽게 구할 수가 없었기에 교교에게 이 주문을 받을지 말지를 물어보았고 그녀는 회사 운영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이 없었기에 당장에서 이 주문을 받기로 결정했고 등군이 계약서를 꺼내 교교에게 건네며 사인을 하라고 하자 교교는 두말없이 계약서 위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했고 심지어 속으로 흐뭇해졌다. 물론 그녀는 아직 대표는 아니지만 전 대표였던 등군이 모든 일을 그녀에게 보고하고 의견을 물어보는 모습이 이미 그녀의 지위를 증명해 주었고 그녀는 다시 한번 예전의 반급 단톡방에서 한바탕 자랑질을 했고 많은 옛 동창들의 부러움을 샀으며 그들은 전부 전문대학 졸업이었기에 대부분 사람들이 아직 취직도 못했지만 교교는 바로 대표가 되어서 몇 천만 원의 사업도 쉽게 결정하는 모습에 동창들은 그녀를 떠받들기 바빴다. 예전에 교교와 몇 번 연락하지도 않았던 많은 동창들은 재빨리 그녀의 카톡을 추가했고 갖은 아부를 떨면서 그녀에게 일자리를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으며 이에 교교의 허영심이 극도의 만족을 느끼게 되었고 그녀는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이 승낙했다. 그녀가 이 동창들에게 어떻게 일자리를 안배해 줄까 고민하던 중 비서가 들어와서 누군가가 그녀를 찾아왔다고 말했고 대표 자리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교교는 대표가 된 기분을 마음껏 누리고 싶어서 서둘러 상대방을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게 했다. 그녀를 찾아온 사람은 이십대나 삼십대로 보이는 남자였고 점잖게 생긴 얼굴에 금색 테두리 안경을 쓴 채 퍽 잘 생겼으며 교교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순간 마음이 설렜다. 어젯밤에 백마 탄 왕자가 자신을 실망시켜서 그녀가 쓸쓸한 감정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녀의 백마 탄 왕자보다 더 잘생긴 남자가 나타나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 “방 사장님, 안녕하세요, 제 소개를 좀 할게요. 저는 주병이라고 하고 약재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듣기로는 귀사에서 요즘 급하게 일정한 양의 패모가 필요하다고 들었는데요? 저에게 마침 어느 정도 양의 패모가 있는데 귀사에서 혹시 합작할 의향이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