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4화 그때면 늦어
- 집무실을 떠나는 허연완은 넋이 나간 듯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허연완은 손에 자료를 든 채로 앞도 보지 않고 비틀비틀 걸어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가 몇 번이나 오르락내리락하며 사람들이 그녀를 스쳐 지나갔지만, 허연완의 머리에는 한청의 청첩장을 보내겠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 ‘왜, 왜 벌써? 허씨 가문을 다시 일으켜세우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지 않는 거야? 둘이 사귄 지 얼마 안 됐잖아, 왜 벌써 청혼한 거야?’
- 허연완은 며칠 전 자신을 적의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지안을 떠올리며 숨을 쉴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