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4화 그를 찾아간다

• 소군은 하민정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카펫에 앉아 침대에 턱을 걸고 있었다. 이 시각 세상 모든 일이 그녀와 상관없어 보였다. 그녀가 생각하는 건 그 한 통의 전화뿐이었다.
• 작은 머리를 파묻고 있는 그녀의 버려진 길고양이처럼 엄청 가엾어 보였다. 소군은 머리를 들어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손에 있는 핸드폰이 배터리가 없는 걸 알고 있었다. 핸드폰이 꺼진 상태여서 전화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냥 핸드폰을 손에 쥐고 멍하니 있었다. 꺼져있는 핸드폰을 들고 혼잣말로 중얼대고 있었다. 그녀는 우아진과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아진에게 쌍둥이를 임신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아진에게 당신이 아빠가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우아진에게 자기는 다 괜찮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우아진에게 말했다. 보고 싶다고... 그날따라 밤은 유난히 조용하였다. 하민정의 슬픔은 한층 한층 쌓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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