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8화 당신은 그날 밤 그 여인이 아니었어
- 나진명은 의자에 앉아 검은색 수제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그는 뼛속부터 귀족의 피가 흘러넘쳤다. 낡고 허름한 책상 앞에 앉아 있지만 깔끔한 옷차림은 존귀하고 위엄이 넘칠 따름이었다.
- 물론 더 비참하고 초라한 건 연흠이었다. 그녀는 구겨지고 꾀죄죄한 죄수복을 입고 있었는데 옷 위엔 49번이라는 숫자가 커다랗게 새겨져 있었다. 이보다 더 굴욕적일 순 없었다. 연흠은 손을 뻗어 옷의 주름을 펴보았다. 그녀는 가장 완벽한 모습으로 나진명과 마주 하고 싶었다.
- 나진명은 그녀를 넌지시 바라보더니 아무런 감정 없이 눈짓으로 맞은편 의자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