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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이 사람, 너랑 어떤 사이야?

  • 그는 무슨 뜻으로 한 말이야?
  • 그의 시선은 그녀의 빨간 입술에 떨어졌다. 무엇을 암시하는 걸까, 여자가 남자한테 고마움을 표시하는 최고의 방법은 단연코 키스였다.
  • 하민정은 멈칫했고 귀가 빨갛게 달아올랐다.
  • “모르는데. ”
  • 대답하고 그녀는 머리를 돌려 창밖을 보며 그의 말을 못 들은 척했다.
  • 우아진은 그녀가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그녀는 참 지혜롭고 독립적인 사람이기도 하지만 쉽게 마음을 다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열아홉 살의 그녀는 백지장처럼 순수하다고나 할까, 조금의 농담도 받아들이지 못하네?
  • 빨강 신호등을 마주하고 차가 멈췄다. 하민정은 차창 너머로 오션 시티에서 제일 유명한 빵집을 쳐다봤다.
  • “케이크 먹고 싶어? ”
  • 우아진이 스윗하게 물었다.
  • 하민정의 눈에서 슬픔이 보였다.
  • “전에 엄마가 자주 데리고 갔었거든. ”
  • 우아진은 핸들을 돌려 길가에 차를 세웠다.
  • “먹고 싶으면 사러 가자. ”
  • ……
  • 이 빵집은 오션 시티에서 오래된 가게였고고 엄청 유명한 집이라 매일 판매하는 수량도 한정되어있었다.
  • 하민정은 어릴 적 여기의 케이크를 좋아해서 엄마가 자주 데리고 왔었다. 이것은 그녀에게 있어 제일 행복한 기억이었다.
  • 십 년 만에 다시 와보는 곳이었다.
  •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옆에 있는 이 남자에게 보여주기 싫었다.
  •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줘, 화장실 좀 다녀올게. ”
  • 그녀는 세수하고 왔다.
  • 우아진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고 거의 울 것 같은 그녀를 보고 아직 애구나 싶었다.
  • 그는 성큼성큼 케이크 매장으로 들어갔다.
  • 우연히도 하이향이 친구 공배현과 케이크 매장에 있었다.
  • 공배현은 하이향을 보고 물었다.
  • “이향아, 하민정이 진짜 제비랑 바람이라도 핀다는 거야, 진짜로? ”
  • 하이향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 “당연히 진짜지, 내가 봤다니까, 그 녀석이 하민정을 바래다주더라고. ”
  • “요즘 제비 하나 키우는데도 큰돈이 들던데, 하민정은 시골에서 온 지 며칠이나 됐다고, 돈은 어디서 난 건데? ”
  • 하이향이 대답했다.
  • “요즘은 제비도 등급을 나누더라고, 최상급은 아이돌 같은 외모에 밤일도 잘한다고 하더라고 …”
  • 이때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사장님, 케이크 하나 주세요. ”
  • 너무 감미로운 중저음이었다.
  • 하이향과 공배현은 자석에 끌리듯 끌려서 우아진을 쳐다봤다.
  • 테이블 앞에 서 있는 우아진은 흰 셔츠에 검은 정장 바지를 입고 모델 같은 자태를 뽐냈다. 사람들은 제대로 눈 호강했다.
  • ‘세상에나, 너무 멋진 남자잖아. ’
  • 공배현은 눈이 돌아가 하이향의 옷자락을 당기며 말했다.
  • “이향아, 이 남자 왠지 우리가 조금 전에 말했던 그 최상급인 것 같지 않니? ”
  • 잘생기고 몸매 좋고 그 능력까지…
  • 하이향은 살면서 이렇게 멋진 남자는 처음 보았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란 것을 느꼈다.
  • 흰 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은 남자 중, 단연코 최고로 멋졌다.
  • 하이향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 이때 공배현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 “이향아, 하민정이 기른다는 그 제비가 이런 남자인 거야? ”
  • “무슨 소리야! ”
  • 하이향은 공배현을 째려봤다.
  • “하민정 같은 거지가 무슨, 걔가 기르는 제비가 이런 분이라면 내가 인정하지. 깔끔하게 언니라고 불러주겠다! ”
  • 하이향은 믿을 수가 없었다, 하민정의 그 남자가 이런 최상급의 남자라고는 절대로 믿을 수가 없었다.
  • 이때 점장이 죄송하다며 말했다.
  • “죄송합니다, 고객님. 마지막 케이크는 저 두 아기씨께서 사셨습니다, 내일 다시 오시죠. ”
  • 마지막 케이크는 하이향이 샀다.
  • 하이향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는 앞으로 달려 나와 수줍어하며 말했다.
  • “저기, 이름이… 케이크가 필요하시면 제거 가져가세요. 혹시… 카카오톡이라도 추가할 수 있을까요? ”
  • 하이향은 이 남자가 좋아졌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 그녀는 조건이 괜찮다고 생각했다. 이쁘고 따라다니는 남자도 많았고, 하지만 너무 신기하게도 적극적으로 누군가에게 다가가려니 너무 긴장됐다.
  • 하이향은 기대에 가득 찼지만, 우아진은 그녀를 한번 보고 대꾸도 하지 않았고 그저 블랙카드를 꺼내서 점장에게 말했다.
  • “그럼 하나 더 만들어 주세요. ”
  • 점장은 한눈에 우아진의 블랙카드에 “우” 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을 보았다.
  • 우 씨, 오션 시티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성씨였다.
  • 점장은 이 남자의 신분을 눈치챈 것 같았다. 진땀을 쏟으며 생각에 잠겼다: 이분이 오션 시티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작은 구멍가게에 와주시다니.
  • “저…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당장 주문 제작 도와드리겠습니다. ”
  • 점장이 제빵사를 찾으러 들어갔다.
  • 하이향과 공배현은 놀랐다. 점장은 왜 이 남자를 위해 주문 제작해주는 걸까?
  • 그녀들은 오랫동안 줄을 서서 구매했다.
  • 눈앞에서 정말로 VVIP 대접을 목격했다.
  • 우아진은 손에 비즈니스 신문을 들고 케이크를 기다렸다.
  • 하이향은 무시당한 게 너무 창피했다. 그녀는 원피스를 내리 잡아당기며 가슴라인을 드러냈다.
  • “아이고, 머리야. ”
  • 하이향은 휘청거리는 척하며 우아진의 품에 안기려 했다.
  • 그녀는 눈을 감고 그 남자의 품에 안기길 기대했다.
  • 하지만 현실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넘어졌다.
  • 우아진은 옆으로 대놓고 피했다, 하이향은 창피를 당했다.
  • 이때 머리 위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하이향, 왜 나한테 절까지 하고 그래? ”
  • 하이향이 머리를 들자 눈앞에 하민정이 서 있었다.
  • 하민정이었다. 그녀는 눈앞에 엎드리고 있는 하이향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 하이향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 “하민정, 어떻게 온 거지? ”
  • 하이향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민정이 왜 이 빵집에, 안 대표와 방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 이때 우아진이 앞으로 다가와 하민정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 “이렇게 오래 걸렸어? ”
  • 가녀린 허리는 정말로 그의 한 손에 잡혔다.
  • 하이향은 공배현과 코웃음을 지었다. 하민정과 이 남자가?
  • “하민정, 이 사람, 너랑 어떤 사이야? ”
  • 하이향이 물었다.
  • 하민정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 “내가 키우는 제비라고 네가 그러지 않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