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6화 공허

• 닥터 천을 보며 말하는 우아진의 목소리에 쇳소리가 좀 섞여있었고 망연자실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 “왠지 모르게 마음이 굉장히 허전해요. 부족한 것없이 그럭저럭 잘 살았는데 아무런 흥취도 느껴지지 않고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다시 감을 때까지의 생활이 너무 무미건조하고 매일 기계처럼 같은 일만 반복하는 것 같아요. 오늘 재석이가 저한테 행복하냐고 물어봤지만 전 1도 행복하지 않아요. 심지어 행복이 뭔지도 모르겠고 제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항상 뭔가... 뭔가 중요한 걸 잃은 듯한 느낌이에요.”
• 닥터 천은 그늘 진 우아진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예전에 커다란 트라우마를 겪었을 거란 직감이 들었지만 그러기엔 그의 현재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