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5화 새 애인과 옛날 사랑

  • 하이향은 큰 충격을 받았다. 남자한테 거절을 받다니, 하민정에게 당한 수모까지,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클럽에서 나왔다.
  • 이때 동네 양아치들이 앞을 막아 나서며 음흉하게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 “아가씨, 혼자야, 같이 놀래? ”
  • 하이향은 하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금이야 옥이야 하며 예쁨과 보호를 받고 커서 이런 위험한 상황은 경험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겁에 질려 얼굴이 새하얘졌다.
  • “뭐예요, 가까이 오지 마세요, 여기요, 도와주세요! ”
  • 하이향은 전담기사가 있었는데 기사는 하이향을 보고 달려왔다.
  • “그 손 놓아! ”
  • 하지만 두 양아치가 기사를 제압하고 발차기까지 날렸다.
  • 하이향은 호흡도 제대로 내뱉지 못했다.
  • “살려…주세요, 윽! ”
  • 동네 양아치들은 그녀의 입을 막고 어두운 구석으로 데리고 와서 그녀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
  • “피부 좋은데, 엄청 부드러워, 몸은 더 부드럽겠지, 우리랑 놀자, 사진도 남기고, 생각나면 자주 전화할게. ”
  • 동네 양아치들은 큰소리를 내어 웃었다.
  • 하이향은 입이 틀어막혀있어 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녀는 천한 신분의 남자들을 혐오했고 오션 시티의 4대 명문가에 시집갈 것이라 다짐하며 앞에 있는 두 양아치와는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얼굴에 닿은 더러운 손을 보고 신물이 날 것 같았고 그녀는 부들부들 떨면서 살려달라고 빌었다.
  • “아가씨가 짧게 입었네, 남자 꼬시러 왔나 봐, 지금 벗겨줄까. ”
  • 하이향은 정성껏 준비하고 나온 외출이었다. 우아진을 위해서, 치마를 벗기려 하자 그녀는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치다가 눈물이 터졌다.
  • 안돼!
  • 그만둬!
  • 이때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만 놔주지. ”
  • 양아치들이 손을 놓자 하이향은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
  • 하이향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머리를 들자 눈앞에 몽롱하게 실루엣이 보였다…곽지훈이었다!
  • 하이향은 동공이 흔들렸다. 그녀는 곽지훈을 알고 있었다. 곽씨 가문의 도련님, 오션 시티 사람이라면 다 안다는 그분이었다.
  • 곽지훈은 손에 담배를 들고 하이향 앞에 다가왔다.
  • “하씨 가문 둘째 아가씨, 이건 작은 경고에요. 남의 떡을 탐내지 말라는 경고. ”
  • 말을 마치고 물고 있던 담배를 뱉으며 말했다.
  • “가자. ”
  • 모든 사람이 자리를 떠났다.
  • 하이향은 바닥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죽다가 살아난 기분이었다. 그녀는 무엇 때문에 곽지훈의 미움을 사게 됐는지 몰랐다.
  • 이때 호화로운 차가 그녀 앞에 멈췄고 하이향은 머리를 들어 운전석을 쳐다봤다. 잘생긴 얼굴… 우아진이었다.
  • 우아진!
  • ……
  • YL 별장에 돌아온 뒤, 하민정은 방으로 들어갔다. 휴대폰을 꺼내어 음성메시지를 남겼다: 연아, 고마워.
  • 이천효는 연예계의 마당발 여배우로서 아는 인맥이며 회사며 모두 탑 클래스였다고 아무리 대단한 찌라시가 돌아도 다 무마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에 안 대표와의 일은 아무도 막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은 한 사람이 하민정을 도왔기 때문이었다.
  • 이 사람은 하민정의 딱 친구인 여연이었다.
  • 하민정은 유치원 시절부터 여연과 단짝이었다. 둘 사이에는 비밀이 없었고 할아버지의 그 불미스러운 일이 터졌을 때도 여연만은 하민정을 믿어줬다.
  • 아홉 살 되던 해에 시골로 보내졌을 때도 여연이 울면서 배웅했고 명절 때마다 내려와서 같이 있어 줬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고 하민정은 답장을 봤다. 여연의 달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민정아, 우리 사이에 무슨 인사치레야. 일 잘하는 매니저한테 맡겼으니까 하준상도 쉽게 알아낼 수 없을 거야, 걱정하지마. ”
  • 여연의 목소리는 남자들이 들으면 환장하는 그런 목소리였다.
  • 여연의 미모와 목소리는 완벽한 조합을 이루어, 2년 전에 연예계에 데뷔해 떠오르는 스타였다.
  • 여연이 손을 썼으니 하준상은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었고 이천효가 아무리 의심을 해대도 하준상은 시골에서 올라온 딸이 연예계를 뒤흔들 능력이 있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 하민정은 감동해서 대답했다.
  • “연아, 언제 오션 시티 올 일 없어? ”
  • 여연은 애교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 “왜? 나 보고 싶어? 다 들었는데, 새 사랑이 생겼다고. 그런데도 나 같은 옛 애인이 생각나? ”
  • 새 사랑?
  • 하민정은 바로 아니라고 부정했다.
  • 여연은 당황한 그녀를 보고 장난쳤다.
  • 하민정은 뭐라고 답장을 해야 할지 몰랐다.
  • 여연이 답장했다.
  • “얼른 사실대로 말해, 새로 생긴 그 잘생기셨다는 그분. ”
  • 역시, 여연은 우아진을 말하는 것이었다…
  • 여연은 오션 시티에서 제일 예쁜 여자 연예인으로서 레드카펫을 걸을 때면 여신이나 다름없었고 그런 그녀는 찌라시를 듣기 너무 좋아했기에 이미 누군가에서 하민정의 얘기를 들은 것 같았다.
  • 이때 방문이 열리더니 우아진이 서재에서 돌아왔다.
  • 마음이 찔렸는지 침대에 누워있던 하민정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
  • 우아진은 방으로 들어와 셔츠 단추를 풀며 치명적인 쇄골을 보이며 머리를 돌려 침대 머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쳐다보았다. 하민정은 훔쳐보고 있던 것을 들켜버렸다.
  • 서로의 눈을 마주 보며 우아진이 입꼬리를 올리며 묻는다.
  • “할 말 있어? ”
  • “아… 아니, 없어. ”
  • 하민정은 피했다.
  • 이때 카톡 알림음이 적막을 깼다.
  • 우아진은 그녀의 휴대폰을 쳐다보며 물었다.
  • “확인 안 해? ”
  • “지금 확인하려고. ”
  • 하민정은 여연이 보내온 메시지를 확인했다.
  • “민정아, 네 안목을 믿어, 그 남자 얼굴 잘생기고 분위기 있는 것 말고 허리의 힘은 어때, 남자는 허리잖아? ”
  • 여연의 장난 섞인 말투에 하민정은 얼굴이 빨개졌고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떨어트릴 뻔했다.
  • 그사이 다음 음성메시지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 “허리의 힘이 중요해, 예전에 우리가 같이 봤던 동영상들을 떠올려봐. 꼭 허리에 힘 있는 남자를 찾아야 해~~ ”
  • 순간 방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 하민정은 휴대폰을 이불속에 집어넣고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어버리고 싶었다.
  • 친구 사이에 불 적합한 대화는 아니었지만, 당사자가 들어버렸으니, 너무 민망했다.
  • “저기… 우아진, 나 먼저… 씻으러… ”
  • 하민정은 욕실로 피신했다.
  • 그녀가 세면대에 서서 타월을 꺼내면서도 너무 민망한 나머지 온몸이 달아오른 것 같았다. 그때 거울 속에서 우아진을 보았다. 성큼성큼, 두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