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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저 아이는... 이유진의 딸이야

  • 주선각은 H시티에서 유명한 레스토랑으로써 서비스가 좋고 메뉴가 다양하고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 고객은 상류층을 위주로 겨냥하고 있는데 기본으로 한 달 전에 예약해야 자리가 있는 곳이었다.
  • 서희주는 인맥을 통해 어제 예약을 마쳤다.
  • 레스토랑 내부 역시 아주 고급 진 인테리어로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되어 있고 입구는 나무 문으로 막아 손님들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했다. 거기에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은은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 그들은 안에 들어가 원형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 이내 종업원이 미리 주문한 음식들을 내왔고 강서윤은 여자아이가 체면을 차리고 제대로 먹지 못할까 아이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케어했다.
  • 지민과 우리는 그녀의 곁에 앉아서 주는 것마다 오물오물 야무지게 먹는 여자아이를 보며 참 귀엽다는 생각을 하며 새우를 까주었다.
  • 아이는 입이 쉴 틈이 없이 자신의 그릇에 얹어지는 반찬들을 먹었다.
  • “이씨 집안의 작은 아가씨가 사라졌대. 사람들을 시켜 H시티를 다 훑었는데 못 찾았대!”
  • 이때, 옆 테이블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 그의 일행 역시 조심스럽게 말했다.
  • “설마 납치당한 건 아니겠지? 정말 담도 크군. 이유진이 그렇게 끔찍이도 아낀다며. 그런 아이에게 손을 댔으니 죽음을 자초한 거지 뭐...”
  • 이유진의 이름이 들리자 강서윤은 무의식중에 멈칫하며 정신이 팔렸다.
  • 옆 테이블의 말소리가 계속하여 들려왔다.
  • “그러게. 아이가 벙어리라 지금껏 한 마디도 못했다고는 하지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잖아.”
  • ‘벙어리?’
  • 강서윤은 흠칫 놀라며 하던 행동을 멈췄다.
  • 이유진이 그렇게 아끼는 아이가 벙어리라니.
  • 그녀가 길에서 주운 아이 역시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 아이의 분위기와 의상을 보았을 때 확실히 이씨 가문의 출신처럼 보일만했다.
  • 또한 방금 통화를 했던 남자의 목소리가...
  • 여기까지 생각한 강서윤은 심장이 철렁하며 자신의 곁에 앉은 아이를 바라보았다.
  • 아이 역시 그녀의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왜 그러냐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아이의 눈빛을 마주한 강서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것 같았다.
  • “이 아이... 설마 이유진의 딸이야?”
  • 서희주 역시 수저를 내려놓고 아이를 뚫어지게 보다가 답했다.
  • “설마 이런 우연이 존재하겠어?”
  • 강서윤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서희준은 6년 전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 아이는 지민과 우리와 비슷한 나이로 보였고 만약 이유진의 딸이라면 강서윤이 집을 나가자마자 박시아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은 셈이었다.
  •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 서희주는 친구의 처지에 마음이 아팠다.
  • 그녀의 생각을 모르는 강서윤은 그저 아이를 만난 뒤에 발생한 일들을 생각하며 아이가 이유진의 딸이라고 확신했다.
  • 순간 그녀는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입을 열었다.
  • “설마가 사람 잡는 것 아니겠어?”
  • 그녀의 확신에 서희주 역시 착잡한 기분이 들어 망연한 얼굴로 앉아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강서윤에게 물었다.
  • “그럼 어떡할 거야? 이유진은 이미 오고 있는 중일 텐데.”
  • 강서윤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 잠시 후. 그녀는 폰을 서희주에게 주며 말했다.
  • “네가 내 폰 가지고 있어. 이따가 이유진이 오면 네가 전화한 거라고 해. 나는 지민이와 우리를 데리고 주차장에서 널 기다릴게.”
  • 서희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 강서윤은 미처 반응하지 못한 여자아이를 보며 아쉬운 마음으로 말했다.
  • “그럼 아이 좀 부탁할게.”
  • 말을 마친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 “가자.”
  • 지민과 우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얌전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 여자아이를 지나칠 때 강서윤의 옷자락이 작은 손에 의해 잡혔다.
  • 강서윤은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아이를 보았다.
  • 아이는 그녀의 옷자락을 힘껏 쥐고 당황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 아이의 가여운 모습에 강서윤은 끝내 마음이 약해졌다.
  • 그녀와 이유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든 아이에게는 잘못이 없었다.
  • 강서윤은 아이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넸다.
  • “이모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돼. 저 이모가 널 보살펴 줄 거야.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면 곧 아빠가 오실 거야.”
  • 말을 마친 그녀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떼어내고 룸을 나가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 서희주는 그들이 나감과 동시에 수저 3쌍을 치웠다.
  • 바로 그때, 문이 열리고 검은 정장을 입은 보디가드들이 우르르 들어오더니 양쪽으로 갈라섰다.
  • 서희주는 그 모습에 허리를 꼿꼿하게 피고 침착하게 문을 바라보았다.
  • 차가운 얼굴의 이유진이 성큼성큼 안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