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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알아보다

  • 네 사람은 별장으로 돌아갔다.
  • 강서윤과 아이들은 서희주가 포장한 음식들을 깨끗하게 비웠다.
  • 식사를 마치고 두 아이는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했고 서희주가 의미심장하게 친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조금 이해가 안 돼. 이유진을 왜 피해? 이혼했잖아. 왜 아직도 두려운 거야? 그리고 대체 왜 이혼했는지 아직 나한테 안 알려줬어. 대체 6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 그녀와 눈이 마주친 강서윤은 무의식중에 시선을 떨구고 한참을 망설이다 그때의 상황을 대충 말했다.
  • “강서윤, 담도 커!”
  • 서희주는 자신의 친구가 이유진에게 약을 먹이고 그의 아이를 가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 어쩐지 이유진의 이름을 듣자 도망가더라니!
  • 강서윤이 씁쓸하게 말했다.
  • “이유진이 지민과 우리의 존재를 알고 싶게 하지 않아. 그때 약을 탄 일에 대해서도 추궁할까 두렵고. 그의 신분으로 나에게 복수하기란 너무 쉬운 일이잖아. 나 혼자라면 몰라도 아이들이 있으니까.”
  • 말을 마친 그녀는 자조적인 웃음을 내뱉고 말을 이었다.
  •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일 수도 있어. 어쩌면 그는 그 일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을 거야. 내가 그에게 중요한 사람은 아니잖아.”
  • “그건 모르는 일이지!”
  • 서희주가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 “내 생각에 너의 목소리를 알아들은 것 같아. 방금 들어오자마자 너는 어디 갔냐고 묻더라니까. 마치 너에게 따지기라도 하듯 말이야.”
  • 그녀의 말에 강서윤은 멈칫했다. 가슴이 쿡쿡 쑤셨다.
  • 그에게는 그날 밤의 원망만이 남았다.
  • 서희주는 친구의 씁쓸한 표정을 보더니 애써 위로의 말을 건넸다.
  • “너무 걱정하지 마. H시티가 이렇게 큰데 설마 마주치기야 하겠어? 심지어 일하는 분야도 아예 다르잖아.”
  • 강서윤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같은 생각을 했다.
  • “엄마!”
  • 귓가에 지민과 우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 강서윤과 서희주는 얼른 대화를 멈추고 계단을 바라보았다.
  • 샤워를 마친 두 아이의 머리에는 아직 물기가 촉촉하게 남아있었다. 아이들은 생기가 넘치는 얼굴에 귀여운 잠옷을 입고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 아이들은 두 사람의 앞에 다가와 고개를 들어 큰 눈으로 그녀들을 향해 물었다.
  •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
  • 서희주는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에 몸을 숙여 와락 품에 안았다.
  • “어쩜 이렇게 귀여워! 나랑 우리 집에 가자. 너희들 진짜 너무 좋아!”
  • 지민과 우리는 그녀에게 볼을 잡힌 탓에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 그 모습이 웃겼던 강서윤은 얼른 아이들을 친구의 손에서 빼갔다.
  • 순간, 뭔가가 생각나서 입을 열었다.
  • “아, 참. 이번에 귀국해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바쁠 거야. 지민과 우리를 돌볼 시간이 없어. 이 근처에 어린이집 있어? 도우미 아줌마도 알아봐야 해.”
  • 두 아이들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 그들의 지능으로는 어린이집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엄마가 너무 바쁘니 그녀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 서희주는 그녀의 말을 듣고 한참 생각하더니 답했다.
  • “어린이집이라면 생각나는 곳이 있긴 해.”
  • 강서윤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
  • “어디야?”
  • “이 근처에 부자들만 다니는 어린이집이 있는데 아주 괜찮아. H시티에서 꽤 유명해. 수업도 다양하고 여러 나라 언어도 배울 수 있어. 선생님들도 아주 훌륭해서 돈 있는 사람들은 애들을 거기 보내려고 안달이야. 애들이 적응하지 못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 서희주의 말에 강서윤이 얼른 말했다.
  • “그래? 인터넷으로 찾아봐야겠어. 괜찮아 보이면 당장 애들 데려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