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6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딸
- [내 딸, 내가 가장 사랑하는 서윤아, 너는 몇 년 후에 이 유서를 보게 될까? 10년 후일까, 아니면 20년 후? 아니면 이번 생에 아예 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 딸아, 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해. 네가 엄마에게 용기를 준 덕분에 엄마는 지금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 있었어. 엄마는 잘 알고 있어, 생명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는 걸. 하지만 엄마는 전혀 두렵지 않아! 엄마는 왜 이런 불행이 나에게만 닥쳤는지 잘 모르겠어. 너는 겨우 3살이어서 방금 뛰어다니는 법을 배웠으며 이제는 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엄마’라고 불러. 그런데 갑자기 죽음의 위협을 마주해야 한다니, 엄마는 정말 억울해! 엄마는 하늘에 기도해, 어떤 방법이든지 네가 살아갈 수만 있다면 엄마는 어떤 것도 감수할 수 있어. 설령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 너는 선천적인 유전자병을 앓고 있어, 엄마는 너를 데리고 여러 병원을 돌아다녀서 결국 해결책을 찾았어. 하지만 치료비는 무려 2억이 필요했지. 엄마는 그 돈을 도저히 마련할 수 없어서 너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어. 맞아, 너의 아버지는 바람을 피웠어. 그는 내가 모르는 줄 알았기에 계속 숨기고 있었지. 그때 엄마는 정말 슬프고 힘들었어. 온갖 생각이 다 들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하지만 그 2억을 받기 위해, 너를 치료하기 위해, 엄마는 계속 참아야 했으며 너의 아버지에게서 더 많은 돈을 얻으려 애썼어. 정말 예상치 못했어. 평생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던 그가 이렇게 잔인한 일을 저지를 줄은. 그는 나의 선량함을 이용해 나를 속이려 했는데 고아를 주어왔다고 거짓말을 했어. 웃기게도 그 아이는 분명히 그와 내연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였어. 너의 아버지는 계속 나에게 그 아이를 돌보라고 했어. 그 당시의 나는 돈을 얻기 위해 그의 요구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지. 몇천만 원씩 요구하면 더 잔인한 모욕과 조롱으로 돌아왔어. 나는 내연녀가 뒤에서 그를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