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7화 기안대군도 실은 종이 호랑이
- “안 따질게, 안 따진다니까! 내가 잘못했소, 됐지 않소?”
- “안 되지요. 처음부터 판 벌인 건 당신이니, 끝도 확실하게 봐야지요. 소금이 짜면 어디가 짠지, 식초가 시면 어디가 신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옵니다. 며칠 안 본 사이에 우리 저하, 능청도 제법 늘었구만요. 도둑이 매 잡는 꼴이 따로 없네요!”
- 그러고 대군은 금세 고분고분해져서 좋게좋게 말꼬리를 낮추었다. 방금 전 저택에 들어올 때 그 기세등등하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제는 꼬리를 내린 고양이마냥 굽신굽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