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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달빛 아래

  • 남자는 듬직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다. 여자가 뭐라 말하든 아무런 불평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따랐다. 등에 광주리를 메고 있는 그는 마치 팽이처럼 몇 바퀴를 돈 뒤에야 황망히 밖으로 달려 나갔다.
  • 먹 한 방울이 숲속에 떨어진 것처럼 점점 검은색이 숲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밥 짓는 연기가 솟아오르기 시작하자 정원은 정겨운 집 냄새로 가득 찼다.
  • 부부는 전형적인 전라도 사람이었다. 음식솜씨가 무척 훌륭한 그들은 물고기 요리, 닭고기 요리와 푸릇푸릇 감칠맛 나게 볶은 야채 요리를 가져왔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요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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