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9화 목숨을 구걸하다
- 임성준은 검을 고쳐 잡았다. 스릉, 검끝이 피로 물든 바닥을 긁으며 붉은 불꽃을 튀겼다.
- 사방에서 비명과 절규가 뒤엉켜 터져 나왔다. 쇠붙이와 둔기가 사정없이 부딪치고 살을 찢는 파열음이 마당을 가득 채웠다. 수운이 이끄는 그림자들은 소씨 가문의 사수들을 자비 없이 찍어 누르고 있었다. 그들의 손끝이 번뜩일 때마다 가문의 건달들이 목을 움켜쥐고 고꾸라졌다. 검붉은 선혈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는 풍경은 기이할 만큼 섬뜩했다.
- 그때, 하늘을 집어삼킬 듯 먹구름이 빽빽하게 드리우더니 천둥이 대지를 흔들었다. 이윽고 스산한 가랑비가 흩날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