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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나를 안고 내려가

  • 강서서 또한 의문이 가득히 담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 이 아기님은 옷차림으로만 보아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다만 이때, 그가 강서서를 응시하는 눈빛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 이는 마치 희귀한 물건을 감정하는 눈빛이었다.
  • 강서서는 자신이 이런 생각을 한다는 점에 어이가 없었다.
  • 안예비는 참을성이 없었고, 두 눈을 부릅뜨며 바닥에 서 있는 아기님을 향해 따졌다.
  • “넌 누구야? 근무 시간에 회사 막 뛰어다니면 안 되는 거 몰라?”
  • “시끄러워.”
  • 아기님은 무심코 그녀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는 쿨하면서 차가운 태도로 자그마한 손가락 한 개를 뻗어 안예비를 가리키며 명령했다.
  • “당신! 당장 가서 바닥을 깨끗이 청소해. 손으로 닦는 걸 잊지 마!”
  • 안예비는 환청이 들린 줄 알고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 “뭐라고?”
  • 그는 감히 그녀에게 바닥을 닦으라고 명령한 것이다.
  • “이해가 안 가?”
  • 아기님은 바로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 “얼굴이 못생겼으면 머리라도 똑똑해야 되는 거 아니야? 이 회사도 그냥 이 정도 수준인가 봐. 당신들한테 이 도련님의 생일파티를 맡기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거 같아!”
  • 안예비는 이 조그마한 아이가 독설을 이 정도까지 내뱉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 “어디서 온 버르장머리 없는 꼬마야? 네 부모님은 어른을 존중해야 한다고 안 가르쳤니? 가정교육이 덜 되었구나, 오늘 내가 확실하게 가르쳐주지!”
  •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손을 들어 아기님을 내리치려고 했다.
  • 강서서는 깜짝 놀라며, 망설임 없이 뛰어가 아기님을 품에 안았다.
  • 이렇게 어린아이를 때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짓이다.
  • 다른 사람도 깜짝 놀라면서 이토록 귀여운 아기님을 때리려는 안예비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 경호원도 역시 깜짝 놀란 나머지 분노로 가득 찼다.
  • “건방지다! 아기님한테 감히 손을 대다니? 잡아!”
  • 눈 깜짝할 사이에, 안예비는 두 명의 경호원에 의해 양쪽에서 붙잡히게 되었다.
  • 모든 사람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 안예비 또한 어안이 벙벙했다.
  • 그녀는 지금까지 이런 대접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더욱이 옆에서 직원들이 지켜보는 건 말할 것도 없었다.
  • 그녀는 즉시 화를 내며 발버둥 쳤다.
  • “뭐 하는 거야, 이거 놔!”
  • 경호원은 오히려 그녀를 단단히 붙잡고 꼼짝도 안 했다.
  • 비욘드 컴퍼니 대표님 이승문은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다급하게 설명했다.
  • “경호원님, 진정들 하세요. 저의 직원이 눈치가 없어서 작은 도련님한테 무례를 범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넓은 아량으로 그녀를 한 번만 봐주세요.”
  • 방금까지만 해도 이승문은 펜트하우스 사무실에 있었고, 허 씨 그룹의 아기님이 이곳에 도착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의전을 확실하게 하려고 했지만, 아기님이 기획부로 바로 쫄래쫄래 갈 줄 몰랐다.
  • 그는 이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왔는데, 결국 눈앞의 광경을 보고 혼비백산이 되었다.
  • 허 씨 그룹이라는 큰 배를 타기 위해 비욘드 컴퍼니는 갖은 애를 썼다.
  • 만약 이 일 때문에 협력 건을 눈앞에서 놓치게 된다면 그는 벽에 머리를 박을 것이다.
  • 경호원은 코웃음을 쳤다.
  • “당신네 직원은 정말 간이 크네. 감히 허 씨 그룹 작은 도련님을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욕하다니! 교육이 덜 됐네!”
  • 이 말을 듣고 모든 사람은 충격을 받았다!
  • 이 귀엽고 말캉한 아기님이 허 씨 가문의 작은 도련님이었다!
  • 어린 나이에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건 이유가 있었다!
  • 안예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 분노로 가득 찼던 그녀의 얼굴은 갑자기 창백해졌다.
  • 허 씨 가문의 작은 도련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면 그녀한테도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 만약 두 회사의 협력 건을 망친다면 그녀도 자신의 밥그릇은 지키지 못할 것이다.
  • 이승문은 새파랗게 질려 전전긍긍했다.
  • “정말 죄송합니다. 당장 그녀더러 작은 도련님한테 사죄하라고 시키겠습니다.”
  •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안예비 노려보았다.
  • “안 매니저! 가만히 서서 뭐해? 어서 사과하지 않고?”
  • 안예비는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체면 차릴 틈도 없이 다급하게 사과했다.
  • “죄송합니다. 작은 도련님. 아까는 제가 안목이 없어서 작은 도련님한테 버릇없게 굴었어요. 너무 염두에 두지 않길 바랍니다.”
  • 아기님은 마치 못 들은 척 그녀에게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강서서의 품에 폭 안겨있었다.
  • 그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은 수분을 가득 머금고 있었고, 검은 보석 같은 눈망울은 반짝반짝 빛이 났다. 앙증맞은 코는 높이 솟아 있었으며 새빨간 입술은 앙다물고 있었다. 그는 짤따란 두 팔로 마치 놓아 줄 의사가 없다는 듯이 그녀의 목을 다정하게 껴안고 있었다.
  • 강서서는 아이들을 원래 좋아했었고, 보기만 해도 끌어 안아주고 싶어 했다.
  • 지금까지도 그를 꼭 껴안고 내려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 이 작은 꼬마는 몸이 말랑말랑하니 엄청 부드러웠고 귀엽기까지 했다. 게다가 그한테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친근한 감정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놓아주기 싫어했다.
  • 안예비는 아기님이 미동도 없자 속으로 더 당황했고, 결국 참지 못한 채 또 입을 열었다.
  • “허 도련님?”
  • 아기님은 드디어 반응을 보였고, 안예비를 흘끗 쳐다보았다.
  • “당신이 사과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이 예쁜 이모야.”
  • 안예비의 얼굴에는 굴욕으로 가득 찼다.
  • 강서서, 이 천한 사람한테 사과하는 것은 그녀한테 말도 안 되는 짓이다!
  • “왜, 싫어? 싫으면 말고. 하지만 당신들과 협력하기로 했던 프로젝트는 우리 아빠더러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할 거야.”
  • 아기님은 여유롭게 옆에 서 있던 경호원을 향해 지시를 내렸다.
  • “가자.”
  • 경호원은 명을 받고 즉시 안예비를 풀어주고, 그를 경호하면서 떠나려고 했다.
  • 이승문은 다급한 목소리로 서둘러 붙잡았다.
  • “도련님, 잠시만요. 안예비는 기꺼이 사과할 것입니다.”
  • 그는 얼굴이 굳은 채 안예비를 향해 말했다.
  • “안 매니저, 허 씨 그룹과의 협력 건은 회사 모든 임직원이 노력한 끝에 어렵게 따온 것이야. 만약 당신 때문에 망친다면, 당장 짐 싸서 떠나라고. 회사에서도 붙잡지 않을 테니!”
  • 안예비는 이 말을 듣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 아기님은 강서서를 위해 정의를 구현하기로 했다.
  • 그녀가 사과하지 않는다면, 아마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다.
  • 그녀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말했다.
  • “좋아요. 사과하죠. 죄송해요.”
  • “성의가 없어.”
  • 아기님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 안예비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모든 굴욕을 견뎌내며 강서서를 향해 허리를 굽히면서 말했다.
  • “미안해요. 아까 그런 식으로 당신을 대해서 정말 죄송해요. 저를 용서해 주세요.”
  • 강서서는 그녀가 굽신거리는 모습을 보니 속이 후련했을 뿐만 아니라 비아냥거리는 감정도 조금 들었다.
  • 평소에 그렇게 사람을 깔보고, 자신의 권력을 믿고 남을 업신여기더니,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머리를 숙이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예상치도 못했다.
  • 이승문은 안예비가 마침내 타협한 것을 보고, 얼른 다가와 상황을 수습했다.
  • “도련님, 이제 사과도 했으니, 저희 두 회사의 협력 건은…?”
  • “바닥을 아직 안 닦았는데?”
  • 아기님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 안예비는 굴욕감에 이를 악물고, 알아서 대답했다.
  • “지금 닦을게요.”
  • 그녀는 말을 마치고, 곧바로 청소 도구를 챙기고 와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땅바닥에 튄 물기를 걸레로 깨끗이 닦아냈다.
  • 모두가 이를 눈으로 바라보았지만, 동정이라는 감정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 평소에 안예비가 어떤 태도로 강서서를 대했는지 모두가 알고 있었으며, 오늘날 이러한 일을 겪게 된 것도 자업자득인 셈이다.
  • 안예비가 바닥 청소를 마친 후, 아기님은 드디어 만족했다.
  • “오늘 일은 더는 따지지 않겠다. 하지만 마지막 부탁이 있는데, 내 생일 파티에 이 사람을 제외해.”
  • 이승문은 바로 승낙했다.
  • “그럼요. 문제없습니다.”
  • “그럼 됐어, 이만 갈게.”
  • 아기님은 고개를 돌려 강서서를 쳐다보았다.
  • 강서서는 눈치채고 급히 그를 내려놓으려 했다.
  • 하지만 아기님은 두 손으로 곡 붙잡고 내려오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는 말랑말랑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 “나를 안고 내려가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