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9화 이동하다
- “네, 알겠어요. 성준 님.”
- 만영지는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하며 두 손으로 무릎을 감싸 쥐었다. 구석진 자리에 몸을 웅크린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게 떨렸다.
- 열 살 남짓한 평생을 가문의 울타리 안에서만 보냈던 그녀였다. 하지만 ‘소리산’이라는 이름이 품은 살벌한 무게감만큼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밖으로 나갔던 수많은 무사가 벌레와 독사에 물려 처참하게 죽어 나갔던 곳. 돌아온 건 보라색 찐빵처럼 흉측하게 부풀어 오른 시신들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