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화 임범은 죽었다
- 홍운빌딩은 30층의 고층 건물로 운해시에서 가장 대표적인 건물이고 도시의 서쪽 부근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건물의 8층에 위치한 천자룸에서 백이는 남해빌딩의 주인인 채국부를 만났다. 채국부는 사십 대 중년임에도 불구하고 체구가 우람했고 깔끔한 정장 차림을 한 그는 무척이나 기품있었고 소위 말하는 “성공 인사” 특유의 존귀함이 흘러넘쳤다. 그는 첫눈에 모든 이들이 호감을 느낄만 한 온화하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채 회장님. 저는 백이라고 합니다.”
- 백이가 채국부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채국부는 우아함과 비범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백이는 그에게서 위화감을 느꼈다. 어떤 사악한 영혼이 고아한 가죽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백이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