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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의 제왕

암흑의 제왕

Kiro

Last update: 2024-04-18

제1화 아줌마, 나 그만 노력하고 싶어요

  • “아줌마, 나 그만 노력할래...”
  • 임범은 메시지를 작성해서 단톡방에 올렸다.
  • 그의 눈빛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 벌써 3년이 지났다.
  • 은혜를 갚기 위해 그는 어둠의 세계를 떠나 백 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지 3년이 되었다. 3년 동안 그는 돈도 없고, 권력도 없고, 일자리도 없어 주변 사람에게 눈총과 조롱을 많이 받았다.
  • 백 씨 집안의 사람들은 임범을 아무 때나 욕하고 때리며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기에 어둠의 제왕이었던 임범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 그리하여 그는 드디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 웅! 웅! 웅!
  • 바로 그때, 문자 메시지의 알림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 임범은 핸드폰을 열자 핸드폰에 많은 메시지가 들어왔다.
  • 첫 번째는 상업계 거물, 라임 아줌마의 메시지였다.
  • “범아, 아줌마는 네가 이 말을 꺼내기를 오래동안 기다려왔어. 오늘부터 환구 그룹 소속의 아프리카 세비아에 있는 8 개의 유전을 너에게 줄 거야. 그리고 환구 그룹의 51%의 주식을 너에게 무상으로 양도할 거고 또 너는 환구 그룹의 신임 회장으로써 실질적인 지배인이 될 것이니 한국에 있는 환구 그룹의 모든 산업과 인력은 그룹에 통지할 필요가 없이 네가 전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 권력이 있다.”
  • 다음 문자는 ‘지하 독장미’로 불리는 장미 아줌마가 보낸 메시지였다.
  • “범아, 네가 드디어 이 결정을 내렸구나! 우리가 너의 컴백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어? 나는 곧 한국 지사에 연락해, 네가 한국 지하세계의 새로운 왕이 될 것이라고 공표할 거야.”
  • 그리고 군계의 일인자라고 할 수 있는 예황 아줌마도 메시지를 보내왔다.
  • “이 녀석, 드디어 정신을 차렸구나! 데릴사위는 얼어죽을 데릴사위야. 얼른 와서 군계의 신이 되어줘. 지금 당장 너에게 참모총장의 직함을 수여할게.”
  • “......”
  • 이 메시지 하나하나가 전부 빅 뉴스감이었지만, 정작 메시지를 받은 임범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고 얼굴에 전혀 의외나 놀라움이 보이지 않았다.
  • 오히려 그의 눈빛 속에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 벌써 3년이 지났다. 원래 임범은 그때 그 어린 소녀가 찐빵 하나를 준 은혜를 갚고 싶었을 뿐인데 참혹한 현실과 과도한 돈지상주의는 임범으로 하여금 다시 어둠의 제왕이 되게 했다.
  • 후!
  • 임범은 살짝 담배 연기를 내뿜었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이에 뜻밖에도 해골 모양이 된 무늬가 형성되었다가 천천히 사라졌다.
  • 지금 이 순간의 임범은 매우 신비롭고 괴이해 보였다.
  • 그러나 바로 그때,
  • 임범의 손에 쥔 담배가 거의 타버리고 담뱃꽁초가 땅에 떨어지자 뒤의 별장에서 누군가의 욕설이 크게 들려왔다.
  • “임범, 이 놈은 또 어딜 간거야? 빨리 안 들어와? 어서 이 족욕물을 버리고 와!”
  • 임범 장모님의 목소리였다.
  • 이 말을 들은 임범은 잠깐 몸이 얼어붙었고 이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 그는 쿨하게 담배꽁초를 밟아 끄고, 천천히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 별장에 들어간 임범은 소파에 앉아 있는 심옥매와 아내 백이하고 마주쳤다. 두 사람은 막 발을 담근 모양이었다.
  • 장모 심옥매는 임범이 들어오자 쥐를 본 고양이와 같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으며 욕을 퍼부었다.
  • “흥! 이 쓸모없는 놈아, 땅바닥도 닦지 않고 옷도 안 빨았는데 감히 밖에 나가 게으름까지 피워? 우리 집은 너 같은 쓸모없는 놈을 먹여살리지 않아!”
  • “빨리, 발 씻은 물을 버리러 안 가고 뭐해?”
  • 장모 심옥매의 악질적인 태도에 이미 익숙해진 임범은 담담한 얼굴로 대야 두 개를 들고 화장실로 걸어가려 했다.
  • 이런 임범은 장모님 눈에 아주 못나고 나약해 보였다.
  • 아내 백이는 남편의 이런 모습을 보고 마음이 짠해서 임범을 위해 한마디 하려고 입을 열기도 전에 텔레비전에서 뉴스속보가 울려 퍼졌다.
  • “지금 중요한 뉴스를 보도 드리겠습니다.”
  • “미국 측 최신 보도에 의하면 전 세계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환구 그룹은 지난달 아프리카 세비아에서 인수한 8개 유전을 신비한 한국 청년에게 무상으로 넘기겠다고 공식으로 발표했습니다. 그 밖에, 회사의 51%의 주식권도, 역시 그 한국 청년에게 무상으로 증여한다고 발표된바입니다.”
  • 헉!
  • 이 어마어마한 소식에 장모 심옥매도 아내 백이도 모두 숨을 크게 들이켰다.
  • 유전 8 개?
  • 그것은 수 조 원이나 되는 가치가 있다.
  •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환구 그룹의 51%의 주식권이다. 이는 결코 돈으로 헤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큰 재산을 소유한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아주 어마어마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 장모 심옥매와 아내 백이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다. 도대체 어떤 한국 청년이길래 이 큰 재산을 이렇게 무상으로 얻게 되었을까?
  •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 "중요한 뉴스입니다. 한국 군부에서 브리핑을 실시하여 오늘부터 참모총장 자리를 한 명 더 늘린다고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장악한 정보로는 새로운 참모총장은 임씨 성을 가진 청년이라고 밝혀졌습니다. 이로부터 한국 군부는 참모총장 4 명으로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 뭐?
  • 이 소식은 또다시 심옥매 모녀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 참모총장은 한국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장군의 직함이다. 참모총장으로 수여하게 된 분들은 모두가 만인의 적을 물릴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뿐만 아니라 한 지역을 통솔하고 외적을 막아 낼 수 있기에 국민들의 마음속에 아주 위대한 신과 같은 존재였다.
  • 그런데 이제 와서 한 사람이 추가 되다니, 이로부터 그 임 참모총장의 무서움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장모 심옥매의 얼굴은 부러운 기색이 가득 차 있었다.
  • “한 사람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경제 재벌인 환구 그룹을 통제하는 새 주인이 되고, 다른 한 사람은 새로운 세대의 참모총장이 되어 패권을 지배하고 만인의 경배를 받고 있네! 아이고, 그분은 임 참모총장이고 우리 집 못난 사위도 임 씨인데 왜 이 자식은 아내의 덕을 보며 사는 쓰레기일 뿐인 거야! 생각할수록 정말 열받아 죽겠네…”
  • 장모 심옥매의 시선은 발 씻은 물을 든 임범에게로 쏠리며 얼굴에 분노가 점점 짙어졌다.
  • “흥! 임범, 너 좀 봐봐! 같은 인간이고 같은 임 씨인데 너는 왜 아무쓸모 없는 쓰레기인거야! 온종일 게으름만 피우며 밥 축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줄 모르는 놈같으니라고! 우리 집안은 너같은 쓰레기는 필요없어!”
  • 심옥매는 아주 냉정하게 말했다.
  • 하지만 임범은 화를 내기는 커녕 의미심장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 그는 이 냉정하고 가혹한 장모가 말하는 임 참모총장, 환구 그룹 새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일지 아주 기대되었다.
  •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 임범은 고개를 저으며 발 씻은 물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 임범의 뒤 모습을 바라보며 백이의 예쁜 얼굴에도 복잡함과 달갑지 않은 표정이 드러났다.
  • 같은 남자지만 미스터리한 한국 청년은 거대한 환구 그룹을 통제했고, 임 참모총장은 더구나 대한민국을 들썩이며 사대 참모총장 중 한 명이 되었다.
  • 하지만 임범은 아직도 아내의 덕을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만 있었다.
  •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하늘과 땅과도 같기에 비교할 가치도 없었다.
  • 이를 생각하면서 백이는 마음이 초조해 불쾌한 기색으로 임범에게 소리를 질렀다.
  • “임범! 어서 발 씻던 물을 버리고 옷 갈아입고 와. 나랑 동창회 참가해!”
  • 백이가 모임에 자신을 데려가는 것은 결혼 3년만에 처음이었다. 임범은 어리둥절했지만 시원하게 대답했다.
  • “좋아!”
  • 3년 동안 진짜 신분을 숨기고 백이가 그 해에 찐빵 한덩이로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갚으려고 했지만 결국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은 다른 사람의 비웃음과 끝없는 모욕이었다.
  • 그러나 지금 임범은 다시 그 세계의 제왕이 되어서 전에 백이를 비웃었던 사람들을 입 다물게 하고 모욕했던 사람들을 무릎 꿇게 할 것이다.
  • 임범은 화장실에 가서 발 씻던 물을 버리고 방으로 들어가 빠르게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 하지만 백이와 심옥매는 임범의 옷차림을 본 후 미간을 찌푸렸다. 심옥매는 불쾌함이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
  • “임범, 너 백이를 망신 주려고 일부러 그러는 것이지? 그건 3년 전의 옷이잖아! 이렇게 입고 나가서 우리집안 망신시킬 일 있어? 쓰레기 같은 자식, 창피해 죽겠네!”
  • 백이도 이 순간만큼은 기분이 좋지 않아, 인상을 쓰며 말했다.
  • “임범, 그 옷 너무 낡았어! 다른 걸로 갈아입어!”
  • 임범은 두 모녀의 원망에 잠시 당황하더니 기지개를 쭉 켜며 물었다.
  • “응? 난 괜찮은데? 이 옷이 제일 편해, 그리고 중요한 날에 입으려고 평소에는 아껴두었던 거야!”
  • “뭐라고?”
  • 임범의 말에 심옥매와 백이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 두 사람은 3년 전의 낡아빠진 옷을 중요한 날에 입으려고 아껴두었다고 말하는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 백이는 화가 잔뜩 나 얼굴이 빨개지며 말했다.
  • “그래! 원하는 대로 입어! 그때 가서 동창들 앞에서 창피 당하면 내 탓하지 마. 흥!”
  • 백이는 일어나서 핸드백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 창피 당한다는 말에 임범은 코를 가볍게 문지르며 입꼬리가 살짝 치켜 올라갔다.
  • 그의 옷은 이탈리아의 스타 디자이너 펠·캐서린이 3년 시간을 들여서 설계해낸 가장 걸출한 작품이었다.
  • 그를 위해 맞춤 제작한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단품일 뿐만 아니라 시가 억 원이나 되었다.
  • 그때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앞다투어 큰돈으로 구매하려 했지만 이 옷은 캐서린이 그에게 줄 선물이라는 것을 들은 후 다들 두려워 서로 물러났고 포기했다.
  • 임범은 고개를 저으며 백이를 따라 문밖으로 나가 그녀에게 물었다.
  • “우리 지금 어디 가는데?”
  • 백이는 임범을 보지도 않고 말하며 방을 나갔다.
  • “성세 클럽!”
  • 임범은 잠시 멍해졌다. 그의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성세 클럽은 환구 그룹이 한국에서의 아주 작은 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