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당신이 혈옥의 제왕?
- 바로 이때, 클럽 홀 안에는 텅 비어 있었고 대부분 손님들이 모두 홀을 비우고 떠났다.
- 그리고 어두운 구석에 매혹적인 몸매의 혈장미가 붉은 원피스를 입고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었는데 이 자세를 유지한 지 5분도 훨 넘었다.
- 긴장한 마음으로 인해 그녀의 얼굴엔 빨간 홍조가 띄었고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주르륵 떨어지기 시작했다.
- 뚝! 뚝!
-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마치 그녀의 마음처럼 초조하고 긴장했다.
- 만약 이 장면을 J시의 많은 시민에게 보여진다면, 아마 다들 깜짝 놀랄 것이다.
- 성세 클럽의 여왕께서 소파 따위에 허리 굽혀 인사할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 그것도 5분이나 넘게 몸을 일으킬 엄두도 못내니 말이다.
- “네가 바로 10년 전 그 여자아이냐?”
- 혈장미가 긴장함의 극치에 도달할 때 즈음 어두운 그림자로 뒤덮인 소파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퍼져 나왔고 그는 바로 임범이었다.
- 그는 소파에 반쯤 누워 마치 어둠의 유령처럼 눈앞에 혈장미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쯤 되자 그녀의 입가에 쓴웃음이 띠었다.
- “하지만 보스가 바로 혈옥의 제왕이신 줄은 정말 몰랐어요!”
- 혈옥! 이것은 바로 J시의 많은 이들이 아마 들어보지도 못한, 하지만 세상속 어딘가 암흑 세계에서는 모든 재벌들로 하여금 치 떨리도록 두렵게 만드는 이름이다.
- 혈옥의 싸움 속에서는 살아남는 자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 무려 10년 동안 무릇 혈옥한테 찍힌 크고 작은 수백 개의 국제 세력들은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새끼 양마냥 섬멸됐다.
- 특히 혈옥의 제왕은 신비, 공포, 독재자! 그 자체였다.
- 그는 무려 10년 동안 전 세계의 암흑세계를 혼자 장악하고 있지만, 혈옥의 최상위 층 말고는 그를 본 사람이 없다.
- 그를 본 적 있는 적들은... 전부 죽었기 때문이다!
- 그러나 혈장미는 알고 있다! 혈옥의 제왕이 바로 지금의 환구그룹 신임 회장님임을!
- “혈옥의 제왕이라...”
- 눈앞의... 임범이 중얼거리다 입가에 곧 의미심장한 웃음을 띄었다. 이 이름을 3년째 못 들어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임범은 혈장미를 한 번 흘겨보더니 그제야 담담하게 말했다.
- “다른 사람들이 내 신분을 알면 골치 아파져! 무슨 말인지 알겠지?”
- 이 한마디가 혈장미로 하여금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를 치게 하였고, 그녀는 이내 머리를 끄덕였다.
- “알겠습니다! 보스께선 시름 놓으십시오!”
- 임범은 시름이 놓인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하지만 이때!
- “임범!”
- 여린 목소리가 들렸고 백이와 그녀의 동창들이 우르르 룸안으로 몰려왔고 임범은 곧바로 혈장미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 혈장미는 눈치 빠르게 곧바로 물러났고, 서서히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 뭐지?
- 백이가 다가오던중 그녀의 여광은 떠나가는 붉은 그림자에 주목했고 본능적으로 그 붉게 물든 모습은 마치 혈장미를 보는 듯했다. 그것도 언뜻 혈장미가 임범에게 허리굽혀 인사하는듯한 모습을 본 듯 했다.
- 그... 그럴 리가!
- “아니야! 내가 잘못 본거야!”
- 백이는 머리를 흔들었고, 머릿속에 언뜻 생긴 터무니 없는 생각을 털어버리고 임범 앞에 서서 애타게 물었다.
- “당신 나한테 솔직하게 얘기해봐, 이 카드 대체 어떻게 된 거야?”
- 백이는 해골 제왕 카드를 꺼내 보여주며 말을 꺼냈고 임범은 그제야 백이와 동창들의 의도를 알았다. 하지만, 그가 해석도 하기전에 옆에 있던 온청은 말했다.
- “임범, 너 솔직하게 말해봐! 이 카드가 얼마나 특별한 줄 알고 있어? 너 이 카드 훔친거지? 내가 경고하는데 너 이거 정말로 훔친 거면 아주 큰 사고를 친 거야! 목숨을 잃을뿐더러, 백이와 백씨 가문도 너 때문에 망할 수도 있단 말이야!”
- 온청은 죽일듯이 임범을 노려봤고 눈에는 혐오와 경멸로 가득 찼다.
- 훔쳤다고?
- 이 말을 들은 임범은 해석하기도 귀찮아졌고 마치 모든 게 귀찮다는 듯 소파에 걸쳐 앉아 담담하게 온청을 향해 말했다.
- “훔쳤다면, 어쩔건데!”
- 뭐라고?
- 이 말을 듣던 백이와 동창들은 낯빛이 확 변했다.
- 역시 훔친거였어, 그러면...
- 백이는 순간 앞이 아찔했다. 이건 해골 제왕 카드로 소유자의 존귀한 신분을 충분히 보아낼 수 있었기에 만약 정말 훔친 거라면 그 후과를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 임범이 이 카드를 훔쳤다면 정말 큰 사고를 친 거다. 순간, 백이는 식은땀이 흘렀고 이마에는 식은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으며 어쩔 바를 몰랐다.
- 그리고 그 뒤에 서있던 동창들은 마치 발에 불덩어리가 떨어진마냥 불안해하고 두려워했다.
- “임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뭐라해도 물건을 훔치면 어떡해!”
- “그러게 말야! 너 훔치다 훔치다 어쩜 이 카드를 훔칠 수가 있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 “망했어! 망했단 말야! 만약 이 카드의 주인이 알면, 우리도 같이 망하는 거야!”
- “... ”
- 모든 이들이 노심초사해 하던중 오히려 온청은 시름 놓인다는듯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 그녀가 제일 두려운 건, 오히려 이렇게 대단한 카드가 저 못난 임범것이라는 것! 하긴 그녀가 오랫동안 무시하고 혐오하던 사람이 실제로 대단한 배경이라도 있다면 그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
- 하지만 훔친거라면?
- ‘흥! 정말 죽고 싶어 안달난 둔탱이군!’
- 온청은 이미 맘속으로 임범은 망했다고 확신했다.
- “백이야, 너 차라리 이 무능한 놈이랑 이혼해! 카드를 훔친거면 너도 영향 받는단 말야!”
- 온청은 백이를 보며 타이르기 시작했다. 이혼? 이 말을 듣던 백이는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낯색은 더욱 창백해졌다.
- “아니야... ”
- 한참 지나서야 백이는 실망스럽다는 듯이 임범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했다.
- “임범은 내 남편이야! 아무리 사고치고 몹쓸어도 내 남편이란 말야! 그는 여전히 내 남편이야! 나는 그와... 함께 해결할테야!”
- 뭐라고! 이 말을 듣던 온청과 동창들은 믿겨지지 않는다는듯 쳐다보았다. 하지만 임범의 몸은 찌릿했고 마음은 훈훈해났다.
- 역시 사람을 잘못 보지 않았어! 백이는 여전히 그때 빵을 쥐어주며 자신을 다시 태어나게 해주던 여리고 착한 소녀였다.
- “백이야, 너 정말 나때문에 연루될가 두렵지 않아?”
- 임범은 아주 진지하게 물었다.
- 짝----
- 이때! 백이는 순간 모든 근심과 실망감이 몰려오자 저도 모르게 임범의 뺨을 내리쳤다. 그러고는 가녀린 몸을 임범의 널찍한 가슴팍에 파묻고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 “나쁜 놈아! 임범, 이 나쁜 자식아! 너는 내 남자고 남편이잖아! 내가 왜 연루될가봐 무서워해!”
- “당신이 살면 나도 살고! 당신이 죽으면 나도 죽을래! 왜 이걸 몰라! 왜 ㅜㅜ... ”
- 백이는 임범한테 안긴채로 눈물은 실 끊어진 구슬처럼 끊임없이 떨어졌다. 슬프고 절실하게 울고 있었다.
- 임범이 매번 아무리 실망시키고 속상하게 해도 그녀는 단 한 번도 이혼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 그녀는 그저 눈앞의 이 남자가 자신의 남편이라는 것밖에 몰랐다.
- 하염없이 울기만 하는 백이를 보며 임범은 웃었다...
- 백이가 아까 때린 뺨을 손쉽게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지 않았다.
- 그의 눈에는 그 손찌검마저 그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 이 바보같은 여자는, 분명히 자신이 무능한 놈인 줄 알면서도, 큰 사고를 친 줄 알면서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그런 여자인데, 무엇인들 못 주겠는가!
- 이때! 임범은 손을 내밀어 백이의 흑발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얘기했다.
- “백이야, 걱정하지 마, 이 세상 누구도 너를 다치게 할 순 없어!”
- “그... 누구도!!!”
- 펑!
- 백이는 임범의 말에 심쿵했다, 임범은 처음으로 백이한테 이토록 부드러운 사랑속삼임을 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도저히 멈출수가 없었다. 이때, 어디선가 미친듯이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웃음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 “하하하... 너 이 병X! 네 걱정부터 해!”
- 뭐라고?
- 이 말을 듣고 있던 동창들은 일제히 뒤를 향해 돌아봤다.
- 그것은 바로 임광요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후다닥 이곳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며 한 말이었다.
- 기세등등하게 수십 명의 사람들을 거느리고 온 것이다.
- 이들을 수반한 두명의 젊은이는 바로 J시 유명한 악질 도련님 서자항과 장천이었다.
- 펑!
- 이를 본 모든 사람들은 얼굴색이 변했고, 그것도 임범이 겁도 없이 건드렸던 두 악덕 황태자들이라 더욱더 공포감에 휩싸이게 했다.
- 망했어! 임범은 정말히 망했어!
- 다들 큰고니의 먹잇감이 될가 자신도 모르게 피하기에 급급했다.
- 하지만 임광요는 더욱이 임범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얼굴에는 깨고소한 표정으로 가득차 있었다.
- “도련님, 바로 이 녀석입니다! 이 녀석이 도련님 차를 박은 겁니다! 그러고도 여기서 거들먹거리다니, 정말 죽으려고 자초한 것이지 않습니까! 어서 패십시오! 손발을 부러뜨려 정말히 병X으로 만드세요!”
- 임광요는 점점 흥분하고 있었고 온청도 불구경이라도 난 듯 보고 있었다.
- 그녀는 이 두 악덕 황태자가 이토록 빨리 올 줄 몰랐고, 더욱이는 기세등등한 이들의 모습을 보니 이들을 통해 임범을 갈기갈기 찢고 싶어졌다.
- 후다닥하는 발걸음 소리는 마치 죽음을 알리는 저승사자의 조종마냥 들려왔고 이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더욱 떨리게 했고 백이는 이미 울음을 그치고 있었다!
- 그녀의 얼굴은 하얀 종이장처럼 창백했고 반장이 이토록 잔인하게 자신과 임범을 팔아넘길 줄은 상상도 못했다.
- “임범, 너 빨리 도망가! 가란 말이야!”
- 백이는 조급한 마음에 식은 땀이 나기 시작했고 몸을 일으켜 임범과 함께 도망갈 준비하고 있었다.
- 하지만 임범은 꼼짝도 안 했고 오히려 손바닥을 툭툭 치면서 미소를 지었다.
-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 뭐라고?
- 지금 이 순간 백이는 임범의 얼굴에서 공포와 불안감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고 대신 세상을 내려다보는 패기와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 이런 눈빛은 심지어 백이의 불안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진정시켰고, 이 남자가 마치 자신의 세상을 지켜줄 것만 같았다.
- 이 순간, 백이는 자신조차 믿겨지지 않을만큼 평온한 마음이었다.
- “괜찮아! 내 남편이잖아, 그가 가지 않는다면 나도 어떤 일이 발생하든 남편과 함께 할 거야!”
- 이렇게 생각하니 그녀는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고 조심스럽게 남편 임범의 곁에 앉아 그와 함께 곧 닥쳐올 폭풍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 임광요와 서자항등은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 임광요는 겁도 없이 여전히 소파에 나른하게 앉아 있는 임범을 보며 화가 치밀어 가슴이 들끓기 시작했고 곧바로 서자항을 바라보며 말했다.
- “도련님! 이 놈이 허세떠는 모습을 보세요! 얼른 혼내세요, 다시는 허세 못 떨게요!”
- 그는 악질스럽게 얘기했고 임광요는 이미 임범의 괴로운 모습을 보고싶어 한 순간도 더 기다릴 수가 없었다.
- 그 옆에 있던 온청도 임범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파 웃음을 더 이상 감출 수가 없었다.
- 그러나 다음 순간 발생한 일은 임광요와 온청의 기대와 달리 그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 풀썩!
- 풀썩!
- 서자항과 장천이 잇달아 임범 앞에 무릎을 꿇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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