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1화 군왕에게 쏟아낸 분노
- 소지유는 입술을 꼭 다문 채 고개를 숙였다. 말하기 껄끄러운 기색이 역력하였으나, 서문제의 낯빛이 점점 어두워지자, 마침내 숨을 고르고 입을 열었다.
- “폐하, 열 달을 품어 낳은 핏줄이 어린 나이에 비명횡사했다면, 어느 여인이라도 넓은 아량을 베풀긴 어렵습니다. 황후마마께서 아량이 넓으신 게 아니라, 폐하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과 스스로를 억누르는 것 사이에서 후자를 택하신 겁니다. 그건 아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폐하께서는 박학다식하시지만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십니다. 소자는 황후마마께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그 말을 들은 서문제는 금세 안색이 일그러지더니, 편전의 탁자를 쾅 내리치며 천지를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