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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어디 갔었느냐?

  • 방 안에서 약을 준비하는 소리를 들은 소지유는 생각 끝에 침대 밑에서 기어 나와 몸을 일으켜 흰 도포를 입은 노심이 자신을 등지고 바삐 움직이는 걸 보았다. 옆의 창문은 이미 활짝 열려있었다. 소지유는 말을 하지 않은 채 노심의 뒷모습에 대고 인사를 한 뒤 창문을 넘어 빠져나갔다. 자신이 1층에 있는 걸 다행으로 여겼다. 만약 위층에 있었다면 그것 또한 골치가 아팠다.
  • 소지유가 창문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한 노심이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빈 약그릇을 자리에 가져다 놓은 뒤 한진에게 단약을 한 알 먹이고 나서 말했다.
  • “무염 대군, 이제 들어오셔도 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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